아주경제 김선국 기자=1인 가구와 맞벌이 여성이 늘면서 '햇반·컵밥' 등 쌀 가공식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보관과 조리가 간편하고 빠른 시간에 끼니 해결이 가능해 쌀 가공식품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10일 농협경제연구소·통계청에 따르면 1인당 쌀 소비량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조리식품, 떡류, 면류 등 간편 식사용 쌀 가공식품 소비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 식사용 가공식품에 소비된 쌀은 2011년 32만4000t에서 2013년 41만2000t으로 27.1% 늘었다. 부류별로는 같은 기간 시리얼·선식용 46.1%, 전분·당류 28.6%, 코코아·과자용 28.1%, 도시락·식사용 27.6%, 떡류 26% 의 순으로 조사됐다.
채성훈 농협경제연구소 유통연구실 부연구위원은 "1인가구 증가, 여성의 맞벌이 보편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가 지속됨에 따라 간편 식사용 쌀 가공식품 시장의 규모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1인 가구의 경우 소량의 식재료만으로 한끼를 해결하려는 욕구가 높기 때문에 간편식에 대한 수요를 원한다"며 "맞벌이 여성의 경우도 가족의 식사 준비에 가용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조리가 편리한 식재료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은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비율이 2013년 25.9%(471만4000 가구)에서 2035년에 34.3%(762만8000 가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인가구 비율 증가는 주거형태, 외식문화 등을 변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쌀 가공식품 역시 1인가구 증가로 인한 식습관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2012년 3조5000억원인 쌀 가공식품 시장규모를 2017년까지 7조원 수준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우선 2015년까지 가공용 신품종 12개 품종을 개발하고 2018년까지 3만ha 가공용 쌀 재배단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또 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육성, 원료곡의 안정적 수급, 쌀가공산업과 농업의 연계 강화, 쌀 가공식품 유통 활성화 등을 추진한다.
쌀 가공산업의 융복합화를 위해서는 지역특화 쌀 가공품을 발굴·육성하고 전문 판매장 설치, 외식 프랜차이즈 육성, 수출 지원 등의 사업을 실시한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장류, 주류 등에 사용되는 쌀 소비량이 감소 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쌀 가공식품의 상당부분은 간편 식사용 상품이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간편 식사용 쌀 가공식품의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기업 쌀가루 시장 참여도 늘고 있다. 2012년 쌀가루 시장규모는 약 500억원으로 추정되며, 대기업의 점유율은 15% 수준이다. 2017년 시장규모는 약1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컵라면 형태의 용기에 동결 건조한 쌀과 비빔재료를 함께 담아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컵밥'의 시장규모는 '햇반' 등 일반즉석밥 시장과 비슷한 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물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습관을 반영한 ‘컵국밥’, 길거리 음식에서 고급 간식으로 탈바꿈한 ‘간편 떡볶이’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농협은 올해 쌀 가공식품 생산업체에 대한 원료곡 공급을 전담하는 RPC를 선정하고 내년부터 '냉동 볶음밥'을 출시할 계획이다.
채 연구위원 "쌀 소비 감소에 대응해 ‘아침밥 먹기 운동’ 등 쌀소비 촉진 운동을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국내산 쌀을 이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하여 쌀 소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