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나이반도 폭탄테러...예견된 사건?

2014-02-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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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이집트 폭탄테러로 한국인 3명이 사망한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가 평소 납치와 테러가 빈번한 곳으로 알려지면서 예고된 참사가 아니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정부는 이번 사건이 발생 후 즉시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사실상 여행금지에 준하는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이집트 치안이 극도로 악화하고 테러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시나이반도에 한국인 단체관광 행렬이 끊임 없이 이어지는데도 우리 정부의 사전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이집트 관광 성수기인 1~2월 중 성지순례차 시나이반도를 이미 방문했거나 방문할 예정인 한국인 성지순례객은 2000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폭탄테러 사고를 당한 한국인 관광객들도 이집트 시나이 반도 인근을 성지순례 중이었다.

이 지역은 위험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시나이 반도에 기독교인의 성지순례가 이어지는 곳으로 기독교적 의미가 깊은 곳으로 전해졌다.

성경에서 모세가 하나님에게서 ‘십계’를 받은 시나이산이 위치한 곳이 바로 시나이 반도로 이 시나이산을 지나 이스라엘로 향하면 모세가 이집트를 탈출한 출애굽의 길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다. 기독교인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시나이 반도 횡단에 나서는 이유다.

특히 이 지역은 시나이반도 동북부의 관광지인 타바 근처로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국경지역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가 활동하고 있는 이 지역은 평소에도 납치, 테러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으로 지난 2012년 2월 성지순례중이던 한국인 관광객 3명이 무장 세력에 납치됐다 하루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해 7월 무르시 이집트 전 대통령 퇴진 이후 이슬람 무장세력이 대거 유입되면서 이들의 근거지로 떠오르며 치안 상황은 극도로 악화됐다.

이집트 카이로행 비행기 편을 이미 예약하고 성지순례를 대기 중인 한국인은 이번 사건 직후 여행사 등을 통해 일정과 체류 지역을 조정하고 있다.

애초 일정은 카이로에 도착해 차량으로 시나이반도의 캐서린 사원을 방문한 뒤 타바 국경을 통해 이스라엘로 넘어가는 것이었다.

정부는 2012년 2월 한국인 성지순례객이 무장 세력에 납치된 뒤 시나이반도 여행경보를 2단계(여행자제)에서 3단계(여행제한)로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강제성이 없는 것으로 테러가 빈번한 지역에 대한 좀 더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버스 내부 운전사 좌석 부근에서 폭발물이 터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테러범의 자살 폭탄 공격으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테러범의 신원 등에 대해서 "관련 정보는 우리도 요청하고 있고 이집트 당국도 조사 중이나 구체 결과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집트 총리가 테러 행위 규탄 성명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우리도 이번 사건을 테러사건으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테러가 한국인을 겨냥했는지, 또는 외국인을 겨낭했는지, 아니면 관광객을 겨냥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예방 조치 차원에서 이집트와 주변 4개국(이스라엘·요르단·터키·사우디)에서 여행중인 우리 국민의 로밍 전화로 철수 권고 문자를 지속적으로 발송하고 있다"며 "또 지역내 우리 공관을 통해 성지순례 중인 우리 국민에게 위험 상황을 전파하고 방문 자제를 당부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이집트 테러 신속대응팀을 이날 오전 10시 45분 출발 항공편으로 현지로에 급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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