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교체배경에 대해 "청와대에서 쓰려다가 통일부의 필수 핵심요원으로 가장 중요한 인재여서 통일부 업무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의해서 다른 분으로 대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 전 실장을) 모실 때부터 '못 갑니다'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무리를 해서라도 요청을 했었는데, 대타를 찾지 못하다가 적당한 분이 나타나서 다시 보내드렸다는 것"이라며 "다른 뜻이나 의미는 없다"고 덧붙였다.
민 대변인은 이어 "통일부 장관이 강력히 요청해서 똑똑하고 유능한 분이지만 아쉽게도 돌려드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며 "통일부의 입장을 배려했다는 말씀을 들었다"고 거듭 설명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공식 발표한 인사를 놓고 '통일부 핵심요원이어서 돌려보냈다'는 식의 해명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점에서 기존 외교ㆍ안보 라인과의 갈등이 경질 이유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천 전 실장은 김대중 정부에서는 청와대 통일비서관 행정관으로, 노무현 정부에서는 NSC 정책조정실 정책담당관으로 일하는 등 대북 정책에서 대화와 타협을 중요시하는 '온건파'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박근혜 정부 들어 첫 남북 고위급 회담을 둘러싼 청와대 내부 논의 과정에서 천 전 비서관이 강경한 대북정책을 고수하려는 기존 외교안보 라인과 충돌이 생겼고 경질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천 전 비서관 후임으로 내정된 전성훈 통일연구원장이 평소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사라는 점도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한미동맹을 중시하고 핵무장론에 대해서도 상당히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