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지난달 31일 발생한 전남 여수시 낙포동 원유2부두 원유유출 사고와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정확한 원인과 유출량 규명 등을 촉구했다.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환경운동연합은 3일 성명을 내고 "당초 원유 유출에 대해 소량이라는 발표와는 달리 16만4000ℓ의 엄청난 양이 유출됐다"며 "사건 축소에 급급해 초동방제 실패를 불러온 GS칼텍스의 조치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20년 전 시프린스호 사고 당시 700t이라던 유출량이 5035t으로 늘어나고, 기업은 사고를 축소하기 위해 뇌물을 뿌리고, 기관장(해경서장, 군수 등)과 국회의원이 줄줄이 사법 처리됐던 부끄러운 기억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방제작업과 함께 환경영향 평가를 병행해 최대한 빨리 환경이 복원될 수 있도록 조치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지난 1995년 발생한 시프린스호 기름 유출 사고 당시 어민 피해보상 청구액은 약735억원이었지만 보상액은 20%인 154억원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이들은 "사고 회사와 전문가, 시민단체가 합동으로 참여하는 조사단을 구성해 사고원인 및 피해사례조사, 환경영향과 복원계획 수립 등 투명하고 전문적이며 근원적인 사태해결을 추진해야 한다"며 "수습과 재발방지를 위해 민관산학이 참여하는 지역의 논의기구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수는 대규모 산단과 석유비축기지, 발전소 등이 밀집해 있어 해양 유류오염사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며 "대형 원유유출 사고의 경험을 볼 때 정작 피해의 당사자인 지역민들의 입장과 의견은 무시되는 경우가 있는 만큼 피해에 대한 과학적인 입증, 어업소득에 대한 증거자료 산출 등을 위해 조사단 구성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수해경은 이날 중간수사 발표를 통해 원유 유출량이 GS칼텍스 측이 밝힌 당초 추정치 800ℓ보다 205배가 넘는 16만4000ℓ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또 사고 발생시간은 31일 오전 9시 36분께였지만 1시간이 넘도록 관계기관에 신고를 하지 않아 사고 은폐ㆍ축소 논란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