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벤틀리,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등 수억원을 호가하는 럭셔리카 브랜드들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역대 최대 판매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특히 한국은 글로벌 시장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13년 판매된 수입차 가운데 가격이 1억원 이상인 차량은 1만1243대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 억대 수입차는 처음 1만대를 돌파한 이후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벤틀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1만120대가 팔리며 95년의 브랜드 역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9% 늘어난 수치이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벤틀리는 글로벌 럭셔리카 시장에서 전년대비 3% 증가한 2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벤틀리는 매력적인 신차로 판매를 견인했다. 지난해 벤틀리는 4도어 세단 신형 플라잉 스퍼, 컨버터블 모델인 컨티넨탈 GT 스피드 컨버터블, GT V8 S 등을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했다.
한국에서도 벤틀리의 인기는 뜨거웠다. 지난해 총 164대를 판매하며 2006년 벤틀리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는 전년동기(135대) 대비 21.5% 늘어난 수치이다. 또 벤틀리는 지난해 새로운 럭셔리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부산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개설하면서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꿈의 자동차로 불리는 세계적인 슈퍼 스포츠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는 4년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람보르기니는 2013년 전년대비 1.8% 증가한 2121대를 판매했다.
2011년 출시 이후 슈퍼카의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고 있는 아벤타도르는 전년대비 9% 성장한 1001대가 팔리며 역대 V12 모델의 연간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출시된 지 2년 반이 지났지만, 쿠페와 로드스터 버전 모두 여전히 12개월 정도의 주문이 밀려있는 상황이다.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생산이 종료된 가야르도는 1120대가 팔려 2003년 출시 이후 10년간 총 1만4022대를 판매 기록을 세웠다. 가야르도는 람보르기니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된다.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아벤타도르 기반으로 오픈 에어링이 가능한 아벤타도르 LP700-4 로드스터, 가야르도 LP570-4 스콰드라 코르세를 비롯해 다양한 50주년 기념 모델을 출시한 바 있다. 현재 람보르기니는 전 세계 46개국, 129개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문 제작 방식으로 차량을 생산하는 롤스로이스도 4년 연속 판매기록을 경신하며 110년 브랜드 역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2013년 롤스로이스는 한국 시장 30대를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3630대를 판매했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중동과 중국 시장에서 전년대비 각각 17%, 11% 성장하며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가장 많이 팔린 지역은 롤스로이스의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이다. 최고의 인기 모델인 팬텀과 고스트는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선보인 신차 레이스도 여전히 주문이 밀려 있는 상태다.
지속적인 판매망 확충도 롤스로이스의 문턱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 롤스로이스는 지난 한 해 동안 총 15개의 신규 대리점을 추가하며 글로벌 시장에 총 120개의 전시장을 확보하게 됐다. 판매 신장에 힘입은 롤스로이스는 올해 제조 분야에 종사할 정규직 10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처럼 럭셔리카 시장의 성장은 각국의 자동차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벤틀리와 롤스로이스의 고향 영국은 지난해 자동차 수출이 7%가량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300억 파운드(약 52조2594억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