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김덕기, 박성민, 송명진, 윤병락, 이강욱. 2007년 국내미술시장 호황때 떠오른 스타작가들다.
노동집약적인 붓질의 손맛과 강렬한 색감의 세련된 조형어법으로 국내 현대미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이들은 컬렉터들의 욕망을 자극했다.
2014년 '청마의 해'인 새해, 이들의 포부만큼이나 큰 작품을 만나볼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관훈동 노화랑은 갑오년 첫 기획전시로 오는 15일부터 '5人의 젊은 POWER'전에 이들 김덕기 박성민 송명진 윤병락 이강욱의 100호 이상 대작 20여점을 선보인다.
노화랑 노승진 대표는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 중심에서 활약하는 5명을 초대하여 이들의 작품을 대작으로 소개한다"면서 "관람객들이 한국미술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작가들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한자리에서 비교하고 즐길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 현대미술의 프리즘’이란 부제가 붙은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을 이끌고 있는 트렌드와 미학을 살펴볼 수 있다.
미술시장에서 잘나가는 이들 5인의 작가의 공통점이 있다. 다양한 매체를 다루는 현대미술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평면작업을 고수하한다는 것. 특히 서양화에 뿌리를 둔 회화지만 작업에선 각기 다른 조형세계를 구축해 인지도를 쌓고 있다.
점,점,점 '행복 바이러스'를 선사하는 김덕기의 작품은 동화같은 순수함이 빛나는 밝은 색감이 압권이다. 가족의 행복한 일상을 화폭에 담아 '그림자가 없는 그림'으로도 유명하다.
붓자국 하나 없는 '얼음 작가'로 알려진 박성민은 차가운 얼음과 초록색 식물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얼음속에 담긴 딸기와 청미래 덩쿨등이 도자 그릇에 담아 극명한 신선함으로 유혹한다. “얼음 속에 갇힌 생명은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는 생명들이다. 작가는 “얼음 속 식물 이미지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추억을 되살리는 메모리칩의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보면 볼수록 마음이 이상해지는 송명진의 작품은 '초록의 기이한 풍경'으로 주목받고 있다. 거대한 건축물에 사람같은 식물이 꿈틀거리는 작품은 감상자들을 미묘한 심상의 세계로 끌어 들인다. 밀도있는 화면과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화면은 평면이지만 입체같은 움직임이 느껴진다.
이제 미술시장에서 '사과=윤병락'으로 통한다. 사과궤짝에서 꺼내 먹고싶을 정도로 진짜같은 그림은 이번 전시에 초대형 사과로 나와 압도감까지 선사한다.
'꽃미남'작가인 이강욱은 '세포 그림'으로 떴다. 아주 정밀하게 맞물려 도는 궤도, 우주를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비즈 구슬)으로 선보인 작품은 조명빛에 더욱 반짝이며 화려함을 뽐낸다. 미술시장 스타작가로 부각되던 2008년 돌연 유학을 떠나 런던 첼시 아트&디자인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독창적인 화법으로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촘촘한 미세함과 일필휘지로 가늘게 그려진 선들의 유려함으로 추상성을 드러낸다.
보통 갤러리에서는 보기 힘든 크기인 대작전인 이번 전시는 젊은 작가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충분히 엿볼 수 있는 기회다. 2월 20일까지 열린다.(02)732-3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