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센카쿠(댜오위다오) 열도 일대를 일방적인 영토로 편입하면서 일본 등 아시아 주변국들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도 중국의 행위가 잘못됐다고 질타하고 전략 폭격기를 통과시키기도 했다. 중국은 폭격기에 어떤 제재도 가하지 않았지만 위협할 수 있었음을 명백히 했다.
이미 항공사들은 방공식별 구역 상공을 지날 때 중국에 통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중국의 방공식별 구역 설정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JAL·ANA 등 일본 항공사에게 방공식별 구역을 지나도 통보하지 말라고 당부했었다. ANA항공사는 27일 중국에 사전 통보 없이 방공식별 구역을 통과했다. ANA 관계사인 피치항공도 중국에 통보없이 방공식별 구역을 지났다.이처럼 동북아시아 영토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부통령이 문제를 풀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바이든은 다음주 일본·중국·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러나 바이든이 중국에 항의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내 긴장을 완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미국 측은 전했다. 다만 미국은 "중국의 행동이 주변국을 동요시키고 이들 국가와 어떠한 합의도 없이 영역을 설정하는 점은 문제가 된다"는 입장이다.
미국 국방부는 폭격기 비행에 대해 장기간 훈련에서 돌아오는 도중 방공식별 구역을 지나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요 언론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 전하는 경고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미국이 중국이 아닌 아시아연합국 편이라는 점은 명백히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도 나왔다. 에너지조사업체인 래피댄그룹의 맥낼리 사장은 "중국이 방공식별 구역을 나는 항공기를 격추시키거나 센카쿠 섬에 중국인을 보내는 등의 시나리오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이 영토 분쟁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지난달 두 번 충돌할 위험도 있었다. 서태평양 해역에서 훈련하고 있는 중국 해군에 일본 해상자위대가 접근하는 등 무력 충돌이 빚어질 뻔했다. 일본과 중국 모두 군비를 증강하고 있기 때문에 긴장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국의 일방적인 방공식별 구역 선포로 인해 그동안 대치한 중국과 일본의 패권경쟁이 아닌 미국과 중국의 전면전으로 뻗칠 가능성도 높아졌다. 경제적 우위에 선 G2 미국과 중국의 권력 싸움이 본격적으로 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