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한국의 가스수입시장에 대한 자원강국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가스관 매설을 제안했던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 이어 5년만에 재개된 한-캐나다 FTA 협상도 자원외교적 접근을 빼놓을 수 없어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는 세계 3위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특히 기술발전으로 캐나다 천연가스 자원보유량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로, 셰일가스가 캐나다에서 새로운 저비용 에너지 공급원으로 부상 중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시장접근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캐나다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자국내 수요량을 초과하고 있으며 캐나다 서부지역인 브리티시컬럼비아와 앨버타 주는 아시아 시장 진출에 적합한 지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한국을 포함한 중국과 일본의 투자가 활발하다”고 전했다.
더욱이 캐나다는 미국에 천연가스를 수출해왔으나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대미 수출이 감소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아시아지역으로의 수출 모색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기지 건설을 추진한데 이어 석유 및 가스를 아시아에 공급할 가스관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키티맷 지역에서 LNG 생산설비와 저장설비, 항만설비에 대한 프로젝트에 참가하기로 했다.
한-캐나다 FTA 협상은 13차 협상까지 진행되고 2008년 3월 이후 무기한 연기됐었다. 5년만에 협상을 재개한 양국은 오는 29일까지 14차 협상을 진행하고, 올해 안에 협상을 타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코트라에 따르면 캐나다 언론 등은 인도, 일본에 대한 다양한 방면의 자유무역을 통한 시장 확대에 노력 중이나, 한-캐나다 FTA 타결 시 한국이야말로 아시아 시장 접근을 확대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번 FTA의 최대 수혜품목은 자동차가 될 전망이다. 코트라는 “연간 약 20억달러의 대캐나다 수출을 기록하는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관세는6.1%로, 한국산 자동차가 무관세로 수입될 경우 중소형 및 중형 자동차에서 강력한 경쟁업체인 일본 기업에 비해 월등한 가격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달리 가스의 경우 개발시설 및 수송 인프라 프로젝트 등에 대한 양국의 협력관계 증대를 예상할 수 있다. 이미 한국은 캐나다 가스 수송 배관망용 철강을 수출하거나 LNG설비 프로젝트에 일부 참여하고 있다. 다만, 값싼 캐나다 가스 자원을 더 많이 확보하려면 정부차원의 적극성이 필요해 보인다.
박희천 인하대 교수는 “한국은 가스수입을 다변화할수록 가격협상력이 증대되고, 캐나다는 대미 판로가 좁아져 어쩔 수 없이 아시아시장에 가스를 팔아야 하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캐나다와 FTA를 체결하더라도 가스 확보 우선권을 준다고 볼 수 없다. 미국도 FTA 체결 초기엔 한국에 (가스 수입을)허가해줬는데 이후에는 일본에 더 많이 허가해줘 정치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