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정부가 초대형 태풍 '하이옌'으로 큰 피해를 본 필리핀에 500여 명의 장병을 파병키로 한 가운데 국내 금융사들의 지원도 꼬리를 물고 있다.
금융사들은 구호활동과 피해복구 지원을 위해 필리핀에 성금을 전달하거나 필리핀 송금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해주고 있다.
앞서 20일에는 신한금융그룹이 2억1000만원 상당을, 19일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각각 2억5000만원씩 총 5억원의 성금을 전달한 바 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외환은행의 노력이 피해를 입은 지역주민들의 재건과 치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은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필리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외국환 부문도 지원키로 했다. 10월 말 현재 국내거주 필리핀 근로자는 2만5000여명. 외환은행은 본국으로 급여를 송금하는 필리핀 근로자들의 송금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 준다. 아울러 국내에서 필리핀에 복구지원 기부금을 송금할 경우 전신료와 송금수수료도 전액 면제된다.
또 태풍피해로 인해 필리핀 기업과 거래하는 수출기업의 수출환어음 매입대금 입금이 지연될 때 매입일 혹은 만기일로부터 3개월 이내까지 부도유예기간이 연장된다.
지방은행에서는 광주은행이 내년 1월 말까지 해외 송금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면제 혜택 대상은 필리핀 수출입업체, 필리핀 출신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민자 등이다. 특히 필리핀 구호목적 해외송금은 물론 필리핀 출신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민자의 본국 송금 등도 모두 포함한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일단 내년 1월말까지 수수료를 면제한 뒤 필요할 경우 기간을 연장하겠다”며 “광주은행은 앞으로도 금융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금융상품 개발과 서비스 제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 중에서는 신한카드가 기부전용 사이트인 아름인사이트(arumin.shinhancard.com)를 통해 오는 12월 31일까지 고객 및 임직원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펼친다. 모금액은 전액 필리핀 구호활동에 쓰인다.
한편 필리핀 정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인해 전체 사망·실종자 수가 5600여명으로 집계됐다. 또 1만8557명이 부상하고 1000만명 가까이 피해를 봤으며 49만8000여명이 여전히 대피소 신세를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