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야심차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펼쳤던 경전철 사업이 2300억원(13억위안)의 순손실로 귀결됐다고 제일경제일보가 20일 전했다. 하지만 중국은 실패를 거울삼아 고속철 수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사우디 경전철 사업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중-사우디간 인프라 건설을 위한 협력 계약이 체결됐으며 이듬해인 2009년 2월 국유기업인 중궈톄젠(中國鐵建,이하 중톄)과 사우디 도시인프라공사와의 본계약이 체결됐다. 중국 최초의 중동지역 고속철 수출로 큰 관심을 모았었다. 무슬림 전용 괘도차량으로 시설됐으며, 계약금은 121억위안에 달했다. 2010년 10월 모든 공사를 마치고 개통될 예정이었지만 완공이 되지 않은채 2010년 11월 일부구간에 한해 정식 운영에 돌입했다. 2010년 10월31일까지 중톄의 순손실은 무려 41억위안이었다.
중국은 사우디 경전철 프로젝트에서 큰 손실을 입은 원인을 현지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슬람 교도들은 매일 5번의 경배를 드려야 하며 사우디는 여름에 매일 12시에서 15시까지 야외 작업을 금지해 인건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또한 사막지역에 경전철을 건설하는 작업은 예상만큼 손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결국 중톄는 우리나라돈으로 2300억원에 달하는 수업료를 내야했다.
하지만 이같은 실패를 거울삼아 중국은 고속철 수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국가지도자들이 고속철세일즈에 나서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은 말레이시아 총리를 만나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의 말레이시아 북부 발전 프로젝트 참여와 쿠알라룸푸르에서 싱가포르에 이르는 고속철도 건설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지난 10월 태국을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중국이 태국의 철로건설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농산물을 받는 방식의 양국 간 ‘철로건설 및 농산물 교환합작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어 리커창 총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호주 브라이스 총독을 만나 "호주가 첫 고속철을 건설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며 "중국 고속철은 기술 수준이 높고 안전하며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