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이상 기자 = 현대건설이 24년만에 다시 '남극신화' 창조에 도전한다.
현대건설은 1988년 세종과학기지를 건설한 데 이어 이보다 한층 더 향상된 과학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를 내년 3월 완공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16일 장보고과학기지 2단계 공사를 맡을 140여 명의 건설단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아라온호에 승선해 건설지인 남극 테라노바베이로 떠났다.
2단계 공사는 1단계 공사에 이어 기지 외장공사 및 내부 설비공사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본관동과 발전동, 정비동의 기초공사와 철공, 외장 패널 설치 등 1단계 공사를 수행했다.
2단계 공사는 당초 예정보다 30일 정도 앞당겨 시작된다. 남극은 연중 실제 공사가능 기간이 평균 65일에 불과하고 해빙 위 하역을 수행해야만 공사가 가능해 투입 시기를 조정한 것이다.
남위 74도 이남에 위치한 장보고기지는 공사기간 중에는 완전한 백야여서 24시간 교대로 하역 작업이 이뤄진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1988년 세종과학기지 건설 이후 24년만에 또다시 장보고과학기지 건설에 참여함으로써 제2의 ‘남극신화’에 도전하는 셈이다.
내년 3월까지 공사를 마칠 예정인 장보고과학기지는 연면적 4458㎡에 연구동 및 생활동 등 건물 16개동으로 구성된다. 겨울철은 15명, 여름철에는 최대 6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2006년부터 내년 3월 공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총 1047억원이 투입된다. 내년부터는 연구를 위한 예산 30억원이 배정됐다. 연구 인력은 내년 1월 현지에 도착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남극에 두번째 과학기지가 완공되면 그동안 미뤄왔던 남극 대륙의 광물, 고층대기과학 등 새로운 분야의 연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극 세종기지는 섬에 위치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광물 등에 대한 연구가 어려웠다.
현대건설은 국내에서 사전 제작된 친환경 건축자재를 현장에서 조립해 건설하는 모듈 방식을 채택했다. 태양열ㆍ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기지에 사용될 전기를 생산ㆍ저장할 계획이다.
보급을 위한 접안시설은 남극의 해빙에도 견뎌야 하므로 일반 부두와는 달리 스테인레스로 보강한 블록으로 건설된다. 건설단은 남극의 겨울이 시작되는 내년 3월 10일 공사를 마치고 제1차 월동연구대에 기지를 인계한 이후 남극을 떠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장보고과학기지가 건설되면 세계에서 10번째로 남극에 2개 이상 상주기지를 가진 나라가 된다"며 "세종과학기지 시공 경험과 장보고과학기지 1단계 공사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친환경 명품 과학기지를 건설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보고기지는 지난 2010년 국토해양부가 지정한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코오롱건설, 계룡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참여)이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하는 턴키방식으로 건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