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한섬유산업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경기 성남) = 중소 제조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딜로이트와 미국 경쟁력위원회가 발표한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2010년 3위에서 올해 5위로 하락했다. 투자 부문에서도 한국의 제조업 투자 증가세는 2010년 32.5%에서 2011년 5.4%로 큰 폭으로 둔화됐다.
이같은 위기 속에서도 도약을 꿈꾸며 오늘도 구슬 땀을 흘리고 있는 중소 섬유업체들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니트전문 제조업체 홍한섬유산업이다.
◆ 중소기업 섬유 제조업 클러스터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던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홍한섬유산업 공장의 기계들은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여직원들은 기계 앞에 앉아 계속 니트를 만들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품질에 이상은 없는지 제품을 이리저리 확인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한 직원은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맙다"고 말했다.
홍한섬유산업은 지난 1995년 설립된 니트의류 전문생산 업체로 현재 직원은 15명 수준이다. 가을·겨울 의류를 생산하는 성수기에는 25명까지 늘어날 때도 있다고 한다. 연매출은 10억원 수준이다.
30년 이상 의류업계에 몸을 담은 홍기섭 홍한섬유산업 대표는 "처음에는 직원이랄 것도 없이 집사람과 두세 사람과 공장을 운영했었다"면서 "계속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전했다.
▲ 홍한섬유산업
홍한섬유산업은 같은 건물에 위치한 섬유·의류업체들과 클러스터 사업장 형태인 '성남섬유제조사업협동조합'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 협동조합은 성남시가 마련해준 금강하이테크밸리Ⅱ에 4978㎡ 규모의 협동화 사업장에 들어서 있다.
앞서 성남시는 지난 2005년 열악한 환경의 섬유산업을 지역 경제 원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중앙대학교·성남산업진흥재단·성남섬유제조사업협동조합과 손잡고 '성남 의류클러스터 협동화 사업'을 시작했다.
◆ GS샵과의 상생
홍한섬유산업은 대기업과의 상생을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업체다.
GS샵은 국내 패션업계의 불황으로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중소 패션 제조사와 상생하기 위해 김서룡 디자이너와 협업해 선보인 브랜드 '쏘울'의 울니트 생산을 홍안섬유산업에 맡겼다.
이 회사는 올해만 3만장의 니트를 제작해 GS샵에 납품했다. 물량은 7억원어치로, 이 회사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앞서 지난해에도 2만장의 니트를 납품했다.
홍기섭 대표는 "대기업들의 경우 중소 제조업체와 직접 일을 하기를 꺼려해 중간에 프로모션 업체를 끼고 하는데 이처럼 대기업과 직접 거래하게 되면 유리한 점이 많다"며 "중소업체가 낄 경우 원가의 15~18%가 빠지게 되는데 이것을 아낄 수 있어서 공장 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홈쇼핑·디자이너·우수 중소기업의 협업 모델을 통해 소비자들은 메리노울 100% 소재로 국내에서 생산된 우수한 품질의 니트를 7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GS샵 관계자는 "사실 제품 생산을 중국에 맡길 수 있었지만 품질을 보증할 수 없기 때문에 국내 우수 제조업체에서 생산하는 것이 회사 측에서도 이익이다"고 강조했다.
GS샵은 홍한섬유산업의 사례처럼 중소 패션 제조사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중소 패션 협력사 지원 TF'를 출범하고 중소 패션 제조사 10여 개와 신규 거래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