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는 올해부터 그동안의 철새축제의 기존 틀을 과감히 탈피하여 축제이름 그대로 철새가 주인공이 되는 축제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으로, 이번 철새축제가 군산에서 유일한 생태축제로서 어떻게 변모하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행사성 위주의 축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개막식 또한 최소한의 규모로 진행하고 조용하면서도 차분하게 생태를 체험하고 관찰하도록 하며 그린코드와 드레스 코드를 도입한 환경친화적인 축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린코드를 도입하여 프로그램에 필요한 물품들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드레스코드를 도입하여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원색의 옷을 피하여 줄 것을 권하고 있다. 철새들은 주변환경에 매우 민감해서 원색의 옷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또 이번 철새축제의 달라진 모습을 찾는다면 주민스스로가 참여하여 만들고 진행하는 주민참여형 축제로 바뀐다는 것이다. 우선 철새가 와서 머무를 수 있는 서식지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하고 영농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탐조투어 해설사로도 투입된다.
이러한 모습들은 예전에 관 위주의 행사에서 방관자였던 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축제에 직접 참여하여 지역주민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나포면 십자들에는 매년 수십만 마리의 철새들이 날아와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먹이가 부족해 한번 찾아왔던 철새들이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에 나포면 주민들은 철새들이 찾아와 안전하게 겨울을 날수 있도록 수확한 논에 볏짚을 깔아 새들이 먹이활동을 왕성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발 벗고 나섰다.
또한 이번 축제 먹거리는 지역민들의 참여로 더 풍성해진다. 새마을부녀회, 생활개선회, 군장대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먹거리 프로그램이 많이 준비되어 있으며, 나포면 할머니들은 나포 특산물인 호박을 주재료로 하는 할매 호박죽을 선보일 계획으로 벌써부터 좋은 재료를 선별하고 준비하는 할머니들의 손놀림이 바쁘기까지 하다.
나포면 슬로시티에서도 10명의 문화해설사를 배출하여 철새축제 기간에 탐조투어 해설사로 투입하여 고향의 구수한 입담을 선보일 계획이며, 우리영농단체에서는 벼 훑기, 방아 찧기, 새끼 꼬기, 수수빗자루 만들기 등 풍성한 영농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주민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어, 10회째를 맞는 군산세계철새축제는 작년 1/3 수준의 예산을 가지고도 예년보다 더 풍성하고 내실 있는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