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맥긴리의 '청춘, 그 찬란한 기록'전이 열리고 있는 대림미술관 전시장./사진=박현주기자
대림미술관 전시장면. 사진=박현주기자
이들은 무엇을 보는 걸까.
'벗은 몸'들의 향연이 펼쳐진 전시장. 미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이자 뉴욕이 반한 세기의 아티스트 라이언 맥긴리(36)의 사진이다.
'청춘, 그 찬란한 기록'이라는 전시 타이틀처럼 '젊음'의 탱탱한 에너지가 그대로 발산된다. 자유와 열정, 해방과 순수, 불안, 방황 등 젊음의 내면에 공존하는 다양한 감정들이 적나라한 누드로 드러냈다.
사진속 청춘들은 불꽃처럼 튄다. 술과 약에 취해 쓰러진 파티, 동성간의 키스, 벌거벗은 채 뒹구는 남녀는 너무도 해맑아 되레 '부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유와 여유가 넘친다.
일상의 일탈. 맥긴리의 사진은 인간 본연의 자유로움을 거침없이 노출시켜 충격과 반향을 불러 일으킨다. 지난 2010년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연 전시 오프닝 당일 3000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전시장의 문을 닫고 경찰들이 도로를 통제하기도 했다.
맥긴리는 10대들의 불안과 방황 탈선을 주로 포착해온 미국의 사진작가이자 영화감독 래리 클락과 보헤민안적인 자신의 삶을 기록한 사진가 낸 골딘의 작업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불안과 반항의 문화에 치중된 그들의 이전 작업과 달리, 청춘의 불안이 해방과 쾌락으로 승화되어 자유 기쁨 환희의 감정들을 한데 녹인 희망의 메시지를 사진에 담았다.
맥긴리는 "내게 젊음이란 불안과 좌절이 아닌, 모든 불가능에 도전하는 힘"이라고 했다.
전시를 위해 내한한 맥긴리는 “‘젊음은 긍정적인 희망이다. 젊음만의 그 특유의 낙천적인 감성이 좋다"며 "'젊음’이라는 인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빛과 색, 에너지로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깊어가는 가을, 이 전시는 청춘을 꽉 잡아놓고 있다. 일탈과 쾌락이 넘실대는 퇴폐미가 넘친다고 눈살을 찌푸린다면 아직 젊거나, 팍팍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다.
헤르만 헤세가 말했다. "아, 젊음은 아름다운 것이었다. 그때는 참으로 좋았다. 물론, 죄나 슬픔도 숨어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분명 행복한 세월이었다." 전시는 내년 2월23일까지. 입장료 5000원.
벌거벗은 청춘들의 향연. 라이언 맥긴리 전이 열리고 있는 대림미술관에서 여성관객들이 작품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박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