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전회에 참석한 상무위원들이 문건통과 찬성을 위해 거수하고 있다. 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12일 폐막한 중국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추상적인 문구만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실망감이 묻어나오고 있다. 3중전회는 폐막과 동시에 회의결과의 축약본인 공보를 발표했다. 회의결과 전문은 다음주에 발표된다. 아직 전문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지만, 공보를 통해 밝힌 내용들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이번 3중전회 최대의 이슈는 국영기업 개혁이었다. 3중전회 공보가 밝힌 정부기능 축소, 개혁개방가속, 시장의 자원분배기능 확보, 금융시장개혁, 기업경쟁력 강화, 민영기업 확대 등 일련의 경제개혁안들은 국영기업 개혁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중국은 금융, 통신, 에너지 등 분야에서 국영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며 이들의 강력한 카르텔이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됐었다.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 국제금융연구원 류성쥔(劉勝軍) 부원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국유기업 같은 중요한 부문의 개혁이 너무 보수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국가 부문의 독점을 깨는데 있어) 전혀 개선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혹평했다. 미국 뉴욕 금융시장의 시각을 반영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대는 컸지만 결과는 크지 않았다"며 시진핑 체제의 첫 개혁 청사진이 기대에 못미쳤다는 실망스런 논조를 폈다. 워싱턴 포스트(WP)도 시진핑 체제가 새로운 경제 정책방향을 모색한 첫 걸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행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보는 일부 국유기업의 개선을 언급하긴 했지만 '국유경제의 활력을 부단히 발전시키면서 비공유제 경제의 발전을 지지하고 인도한다'는 내용이 있어 국유기업이 계속 경제의 중심으로 남아있을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공보는 금융개혁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금융 시장 체계를 개선하고 완벽하게 하겠다"는 식으로 모호하게 언급했다.
때문에 이는 개혁세력이 기득권측의 강한 저항에 부딪혔고, 이들을 주저앉히지 못한채 개혁안 도출이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 현지의 한 관계자는 "3중전회는 개막식에서 폐회식까지 격한 난상토론이 있었다"며 "때문에 폐막전까지 3중전회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보도가 나오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반대로 말하면 시진핑, 리커창의 장악력에 한계가 있음을 뜻한다"면서 "개혁파들은 국영기업개혁의 속도조절을 약속한 대가로 보수파로부터 국가안전위원회나 개혁심화영도소조의 신설을 얻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안전위원회는 시진핑 주석이, 개혁심화영도소조는 리 총리가 이끌게 된다. 이 기구들은 향후 시 주석과 리 총리의 국정장악력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부의 냉담한 반응과 달리 중국의 관영매체들은 3중전회에 대해 극찬을 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13일자 사설에서 이번 3중전회는 "중국이 개혁과 안정적인 발전을 하면서 직면하고 있는 중대한 이론과 실천의 문제를 깊이 있게 분석해 전면적인 개혁 심화의 방향을 밝혀줬다"고 밝혔다. 중국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도 3중전회 폐막 직후 공보를 통해 소개된 '전면적 개혁심화에 관한 결정'에서 "전면적인 개혁 심화의 새로운 청사진의 윤곽이 드러났다"면서 "개혁의 범위와 깊이가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