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투자한다> 삼성, 글로벌 1위 '도장 깨기' 다음 목표는 '소재'

2013-11-15 08:12
  • 글자크기 설정

반도체와 가전, 스마트폰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한 삼성이 소재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제일모직 연구원이 OLED 소재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 삼성 반도체 신화의 시발점이 됐던 한국반도체 인수.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기업과 유력 언론들은 자본·기술·시장이 없는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웃었다. 삼성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이건희 삼성 회장은 "언제까지 그들의 기술 속국일 수는 없다"며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일에 삼성이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미국과 일본 가전업체들의 아성이었던 TV 시장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올해까지 8년 연속 세계 시장 1위 달성이 확실한 상황이다.

삼성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도 석권했다. 이제 애플과 소니가 삼성의 눈치를 보는 처지로 전락했다.

삼성은 최고의 전자기업이 됐지만 이 회장은 아직도 만족을 못하고 있다. 전자제품의 핵심인 소재 분야에서 여전히 일본 기업 등에 뒤쳐져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사장단을 대상으로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제 삼성은 최첨단 소재 기업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과 투자 확대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제일모직은 지난 9월 패션사업을 에버랜드에 양도하며 소재 전문기업으로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또 독일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업체인 노발레드를 인수한 뒤 지난 10월 계열사로 공식 편입했다.

패션사업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소재 사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키로 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OLED와 편광필름, 폴리카보네이트(PC) 등 소재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향후 3년간 1조8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삼성은 지난달 미국 코닝의 지분 7.4%를 전환우선주 형식으로 인수하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전량 코닝에 넘기기로 했다.

이번 투자는 그동안 디스플레이 기판용 유리 제조 중심이었던 두 회사의 협력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켜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은 코닝의 소재 사업 경쟁력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코닝은 광섬유와 OLED, 무기 소재에 이르기까지 소재 사업에서 상당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삼성이 코닝 지분 인수로 7년 후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코닝의 소재 관련 노하우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도 삼성석유화학은 지난 6월 독일 SGL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탄소섬유와 복합소재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소재 사업 키우기의 화룡점정은 최근 문을 연 '삼성 전자소재 연구단지' 프로젝트다. 삼성은 지난 5일 수원사업장 내 42만㎡(12만7050평) 부지에 건설된 전자소재 연구단지의 개소식을 개최했다.

국내에서 전자소재 전문 단지가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와 제일모직, 삼성SDI, 삼성정밀화학 등이 공동 투자했으며 3000명 이상의 연구원이 상주하게 된다.

삼성 관계자는 "격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 기존 제품의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재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전자소재 연구단지는 삼성의 소재 사업 수준이 세계 최고로 올라서는데 첨병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