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7년 뒤 美 코닝 최대주주된다

2013-10-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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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억불 투자로 최대주주 등극, 코닝 소재 노하우 활용한 시너지 창출 목적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코닝에 파는 대신 미국 코닝의 전환우선주를 사들여 코닝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다. 23억 달러를 투자해 코닝의 최대주주가 된 삼성은 코닝이 보유한 소재 관련 비즈니스 역량을 적극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코닝과 포괄적 사업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코닝의 전환우선주 7.4%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인수한 전환우선주는 7년 후 보통주로 전환된다. 다만 코닝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향후 추가적으로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지분율이 9%를 넘지 않도록 양측이 합의했다"며 "재무적 투자일 뿐 경영에 참여하려는 목적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코닝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43%를 전량 인수해 단독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지분투자 계약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삼성은 코닝에 지분투자를 하면서 코닝이 보유한 유리기판 분야의 역량뿐 아니라 무기소재 전반에 걸친 노하우를 활용해 그룹 내 소재사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코닝은 160년 전통의 특수유리 및 세라믹 소재의 세계적 선도기업이다.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커버유리 제품인 코닝의 '고릴라 글래스' 브랜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한다.

투자 주체는 삼성디스플레이지만 삼성전자와 삼성SDI, 제일모직 등 그룹 내 전자 및 소재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번 투자 결정에 이건희 회장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은 지난 5월 제임스 호튼 코닝 명예회장을 만나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소재사업 관련 협력방안도 함께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과 코닝이 합작사업을 시작한 지 40년이 됐고, 사업규모가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은 물론 협력분야도 신기술 개발과 기술 교류 등으로 확대됐다"며 "앞으로 윈·윈 협력을 계속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지분투자 계약을 주도한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양사간 포괄적 협력 계약 체결은 그동안 디스플레이 기판용 유리 제조 중심이었던 양사의 40년간 협력관계가 한 단계 격상돼 다른 사업분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양사는 기존에 합작 생산해온 LCD 유리기판과 관련해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현재의 협력을 지속하는 한편, 향후 신사업에서도 강점을 살려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투자는 가치투자의 일환이기도 하다. 삼성은 전자 계열사의 호실적으로 유동성이 넘치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좋은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코닝이라는 오랜 파트너에 거액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코닝 입장에서도 남는 장사다. 코닝은 삼성코닝정밀소재의 단독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던 LCD 유리기판 사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또 삼성이라는 든든한 우호적 투자자를 끌어들이면서 재무구조 안정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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