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CJ E&M] |
곽 감독은 17일 서울 태평로 씨스퀘어에서 열린 '빠스껫 볼' 프리시사회에 참석했다,
곽 감독은 "1940년대를 그려낸 드라마가 부재한 이유는 표현하기 어렵고 조심스럽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디테일하게 다루지 않는 것 또한 그릇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일제강점기를 쉽게 해석하다 보면 흑백논리를 바탕으로 무조건 일본을 나쁜 쪽으로만 몰아가는데 사실 당시에는 여러 복잡한 이해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와 일본을 보는 시각을 넘어 타인과 현재를 살아가는 관계에서 옳고 그름의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다. 특히 가치관이 적립되지 않는 청년들에게 가치판단의 기준을 만들라는 메시지를 담으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빠스껫 볼'은 원로 농구선수들의 인터뷰로 시작해 당시 실제 사용하던 언어, 지명들을 리얼하게 그린다. 리얼리티를 극대화한 곽 감독은 '소통'이라는 키워드로 드라마를 풀었다.
그는 "내가 학창시절 가장 싫어했던 과목이 국사, 세계사였다"면서 "그러나 대학 이후 고등학교 때도 공부하지 않았던 역사를 공부하는 상황에 놓이더라. 그렇게 공부하면서 느꼈던 것은 내가 너무나 많은 것들을 모르고 또 잘못 알고 있더라. 이런 부분을 바로잡아 주고 싶은 마음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곽 감독은 "느낀 것 중 가장 큰 부분은 1940년대와 지금이 너무 닮아있다는 것이다. 나 역시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을 안고 살았으나 그것이 모순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버지 세대 역시 지금 내가 가지고 있던 고민을 똑같이 하며 살아왔다"며 "세대 간의 소통이 부재해 일어나는 많은 문제를 당시를 최대한 리얼하게 표현함으로써 기성세대의 삶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곽 감독이 그리는 주요 인물은 일제의 탄압 속에 어렵게 자라온 움막촌 출신 강산(도지한)과 올곧은 심성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졌지만 친일 자본가인 아버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신영(이엘리야), 빛나는 외모에 탁월한 농구실력까지 갖춘 당대 최고 농구스타 치호(정도연)다.
그는 "시대가 격동하는 속에서 세 인물은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며 "역사적인 사건 속에서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다. 현재 고뇌하는 젊은이들이 하는 고민과 다를 바 없는 행동에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빠스껫 볼'은 일제강점기부터 광복 이후 분단에 이르는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농구를 하는 젊은 청년들의 패기를 담았다. 다양한 경제적 수준과 사상 차이에도 불구하고 나라의 독립과 올림픽 출전을 위해 하나로 화합해 나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에너지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오는 21일 오후 10시 첫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