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위탁경영을 맡은 오만수리조선소(ODC)에서 운영한 선상호텔 '베로니카' |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운용했던 오만의 명물 선상호텔 ‘베로니카’가 1년 8개월여의 역할을 마치고 문을 닫았다.
10일 대우조선해양과 오만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만 왕국의 첫 번째 선상호텔이자 두쿰 선상호텔로 불렸던 베로니카가 지난 3일자로 운영을 중단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조선소를 건설한 두쿰지역내에는 당시 호텔 및 편의·오락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파견 직원과 선주·선급 직원들이 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고, 이에 회사가 오만 정부에 요청해 2010년 10월 도입이 이뤄졌다.
이 선박은 1966년 존 브라운 앤 컴퍼니가 건조해 클라이드 뱅크에 인도돼 스웨디시-아메리카 라인(ACL)이 운행했던 크루즈선 ‘쿵스홀름’이다. 이후 주인이 바뀔 때마다 선박의 이름도 시 프린스, 빅토리아, 모나리자, 오셔닉2 등으로 수차례 바뀐 뒤 대우조선해양에 인수되면서 현재의 이름 베로니카로 불리게 됐다.
크루즈선은 통상 일급 호텔에 버금가는 객실과 각종 편의·위락시설을 갖추고 있어 수상 호텔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도입 후 대우조선해양은 계열사인 디에스온(DSON)이 실내외 인테리어 개조 작업에 참여했으며, 전체 공사는 DOC가 담당했다. 1년간의 개조작업을 마친 베로니카는 2011년 조선소 조업개시에 맞춰 문을 열었으며, 또 다른 계열사인 현지 부동산개발업체인 오만LLC가 운영을 담당했다.
베로니카는 당시 두쿰지역내 유일한 특급호텔이자 선상호텔로 큰 관심을 받았다. 총 208개의 객실과 각국에서 찾아온 투숙객들을 위한 식당과 바, 온천, 미용실, 수영장 및 사우나는 물론 체육관과 헬스클럽, 노래방, 병원 및 약국, 쇼핑몰과 사무실·회의장 등도 갖췄다.
베로니카 덕분에 연고가 없는 파견 직원 및 선주·선급 직원들은 현지 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 ODC도 직원들이 원할 경우 베로니카를 우선 개방했으며, 회사에서 추진하는 각종 행사도 이곳에서 여는 등 지난 18개월 동안 조선소의 상징으로 활용해 왔다.
베로니카가 문을 닫게 된 것은 조선소 주변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졌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처음부터 ODC는 두쿰지역에 건설중인 47개의 게스트하우스와 4개의 호텔 등 도시 인프라가 완공될 때까지 베로니카를 운영할 예정이었다. 두쿰지역에는 올초 5성급 호텔이 크라운 프라자 두쿰이 문을 열었으며, 최근에는 더 씨티호텔이, 또한 다양한 모텔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육상에 각종 시설이 들어섰으나 베로니카의 활용도 또한 적어지게 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문을 닫은 베로니카를 매각하거나 회사가 진출한 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운영한다는 방침이었는데, 일단 계속 보유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ODC는 건설과 더불어 최초 10년간 위탁경영을 맡고 있으며, 옵션을 행사할 경우 최장 20년까지 경영권을 보장 받는다.
ODC는 약 130만㎡ 부지 위에 초대형 원유운반선(ULCC)을 수리할 수 있는 가로 410m, 세로 95m 규모의 드라이 도크 1기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수리할 수 있는 가로 410m, 길이 85m의 드라이 도크 1기 등을 갖췄다. 또한 이후 파나막스(Panamax)급 선박을 수리할 수 있는 플로팅도크도 자체 건조했다.
2011년 4월 조업을 시작한 이 조선소는 오만 수도인 북부지역 무스카트와 남부의 대도시 살랄라 중간에 위치한 거점도시 두쿰지역에 위치했는데, 가스와 석유로 막대한 부를 얻고 있는 오만 정부가 산업 및 관광지대로 육성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ODC가 현재까지 총 154척의 선박을 수리 실적을 올렸으며, 선박 수리·개조뿐 아니라 중동 지역 석유 및 가스 개발에 따른 육·해상 구조물을 제작하는 대형 복합 조선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