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코레일 사장. |
존경하는 3만 5천 철도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코레일 사장으로 부임한 최 연 혜 입니다.
우리철도는 114년의 역사 속에 국민과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철도 조직도 관청 조직인 철도청에서 공사로 전환 된지 8년이 되었고, 고속철도가 운행을 시작한지 10년 가까이 되는 등 큰 변화와 발전의 시대를 지나왔습니다.
철도는 국가와 국민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국가와 경제부흥에 기여하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헌신해 왔습니다.
2004년 개통한 KTX의 속도혁명으로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민국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었다는 자부심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매일 15만 명이 이용하는 고속철도는 이제 국민으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대한민국 대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철도의 미래 또한 매우 밝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철도 르네상스가 열리고 있고 남북철도와 대륙철도 시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독일 철도가 동서독 통일의 매개체 역할을 했듯이 우리 철도가 남북을 이어 대한민국의 북방정책, 통일정책에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저는 우리 코레일과 철도가족이 이러한 역사적 소명을 실현할 수 있는 역량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코레일의 현실을 돌아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작년 말 부채는 14조원, 부채비율이 244%에 이르는 등 코레일의 경영 상태는 말 그대로 위기상황입니다. 용산국제 업무지구 개발사업이 해제되면서 코레일의 재정상황을 압박하고 있고 고질적인 적자 구조도 큰 문제입니다.
또한 지난 15년 동안 이어져 온 정부의 구조개편 속에 조직의 불안이 극에 달했고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이러한 크고 작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3만 5천여 철도 가족의 열정과 재능을 하나의 단합된 힘으로 만들어 내야 합니다.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대내외적으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기술개발도 해야 하고, 경영혁신도 해야 합니다. 신개념의 안전 문화가 정착되어야 하고, 남북철도와 대륙철도시대를 주도할만한 역량도 갖춰야 합니다.
공기업으로서 국민의 사랑과 신뢰 없이는 성장은 고사하고 존재가치도 무의미하게 됩니다. 하나같이 어려운 과제들이며 또한 시급한 과제들입니다. 저는 이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코레일 사장에 부임하였습니다.
저는 우리 철도가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국민행복 코레일’을 만들겠다고 약속드리며 우리 3만5천 철도가족과 함께 이루고 싶은 목표를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우리 직원들의 숙원인 지속가능한 경영체계를 구축하고 과감한 경영효율화를 통해 반드시 흑자경영을 이뤄내겠습니다.
철도구조개혁의 완성과 재무구조건전화는 안정된 조직, 성장하는 조직의 기틀입니다. 기업의 지속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영업흑자 달성은 꼭 필요한 전제조건이며 공기업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 코레일이 적자 공기업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2008년 이후 적자폭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만, 우리의 노력을 배가하여 빠른 시일 내에 흑자경영을 이루어야 합니다. 사업별 책임경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여 경영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KTX와 일반열차의 운행체계 최적화를 통한 수익극대화, 인력운영 효율화와 물류분야의 혁신을 통한 과감한 비용구조 개선,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 역세권개발사업, 관광사업 활성화와 같은 새로운 성장 동력의 발굴 등 전 방위적인 경영개선 노력으로 2015년에는 반드시 흑자경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합시다.
지속적인 적자 경영과 10%대의 수송 분담률로는 우리 코레일이 설 땅이 없습니다. 반드시 영업흑자를 실현하여 철도산업 전체의 부채 감소에 기여하고 어려운 국가재정에도 기여해야 합니다.
흑자경영의 혜택을 국민들께 돌려 드림으로써 진정한 국민행복 철도시대를 열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혼신의 노력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첨단 기술력을 기반으로 안전제일 경영을 하겠습니다.
2011년 광명역 탈선사고, 얼마 전에 있었던 대구역 열차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의 사고들은 한 결 같이 인재입니다. 특히 이번 대구역 사고는 그동안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던 코레일의 위상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방만하지 않았는지, 우리의 안전의식과 안전관리시스템에 허점이 있지는 않은지, 엄정한 자기반성과 철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다시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안전의식부터 제도와 기술적인 부분까지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선진적 안전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차량, 시설, 전기 각 분야의 부품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정비 하겠습니다. 정부의 기술수준 및 국제 우수모델을 통합하여 안전체계, 인적오류 예방, 차량검수와 열차운행 시스템, 상황별 위험분석 관리 등 코레일에 최적화된 통합형 안전관리 고유모델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철도안전은 최상의 고객 서비스이며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가치이자 핵심가치입니다.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선진 안전시스템과 안전제일 문화를 정착시켜 코레일의 안전 신화를 새로 써나가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셋째, 국민행복에 기여하는 코레일의 창조경영시대를 열겠습니다.
국민행복에 기여하는 것은 공기업인 코레일의 궁극적 목적이자 존재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 코레일의 발전을 담보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철도를 혐오시설이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지하철이든, 철도역이든 역이 뜨는 시대입니다. 역, 열차, 유휴부지 등 역세권 중심의 생활문화를 창달하여 코레일을 지역경제의 허브로 만들겠습니다.
중소기업 지원, 일자리 창출, 행복주택사업 등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정부의 국정과제를 훌륭히 수행하고 공기업의 역할을 제고 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5대 권역 철도관광벨트 구축 사업, 농촌체험 관광열차 등 지역관광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지역경제 살리기는 물론, 폐선 위기에 몰린 일반철도 노선에도 활력을 불어 넣겠습니다.
전 세계에 창조경영의 열풍이 불고 있는데, 우리 코레일이야말로 무한한 창조경영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코레일의 인프라를 활용한 창조경영을 통해 지역균형 발전을 이룩하고 국가성장과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함으로써 국민에게 사랑받는 철도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협력과 상생의 조직문화 혁신으로 새로운 공기업 문화를 꽃피우겠습니다.
그동안 우리 코레일의 노사관계에 대해서는 늘 염려하는 시선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사실, 노사라는 구분부터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공기업에 어떻게 노와 사가 따로 있겠습니까? 우리는 한길을 가는 동반자로서 함께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코레일이 처해 있는 위기야말로 우리 공사의 기업문화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직원들이 우리 회사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를 잘 알고 있고, 무사안일 해서는 안 된 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 단합하고 협력, 상생하는 새로운 기업문화로 우리의 위기를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데 동참하여 주십시오!
또한 저는 협력과 상생의 첫걸음은 투명한 경영, 부정부패가 없는 청렴 문화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코레일의 윤리경영 청렴경영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사랑하는 코레일 가족 여러분!
저는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 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중요한 이슈와 관련하여 제 입장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정부에서는 수서발 KTX 경쟁체제 도입, 코레일의 지주회사 전환 등을 골자로 하는 철도산업 발전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다양한 의견들이 있습니다만, 저는 정부도 어려운 국가재정여건과 국가적 교통정책을 고려하는 관점에서 대한민국 철도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철도의 주인은 국민이다’이라는 생각으로 우리 철도 가족은 물론이고, 철도의 미래, 그리고 국민의 편의와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고 지원을 요청할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철도가족 여러분
저는 철도분야에서 20여년 가까이 연구하고 일해 왔습니다. 저는 제가 철도분야에 투신하여 오늘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이 저의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철도를 이룩한 선배들은 물론이고, 이 자리에도 저보다 오랜 세월을 철도에 종사해 온 가족들도 많이 계실 텐데, 여러분들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지금 우리 코레일은 역사적 대전환기에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 코레일과 대한민국 철도는 빛나는 미래로 나아갈 수도 있고, 또는 수 십 년을 퇴행하는 불행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엄중한 시기에 이 자리에 서게 된 저는 무한한 책임감과 사명감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우리 코레일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 하는 기업이며,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는 중차대한 사업이고, 코레일의 사장은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받는 자리라는 것을 저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는 철도 가족 여러분에 대한 믿음으로 이 자리에 왔습니다. 저는 철도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가진 여러분과 함께라면 2015년 영업흑자를 실현하고
우리 코레일을 일본 JR이나 독일 DB와 같은 세계 일류 철도기업으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여러분! 저와 함께 우리 코레일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갑시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철도가족 여러!
지금이 저녁 8시가 다 되었습니다. 이 시각에 취임식을 하는 것을 이례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코레일은 일 년 365일, 불철주야 쉬는 날이 없고, 지금 이 시각에도 우리 열차들이 전국을 누비고 있으니, 우리에겐 별로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마치 우리 코레일의 현실처럼 지금 밖에는 짙은 어둠이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몇 시간 후면 밝은 태양이 떠오를 것입니다. 밝고 힘찬 아침은 어김없이 다가옵니다.
여러분, ‘국민행복 코레일’을 위해 여러분의 열정을 모아 주십시오!
저는 저의 명예를 걸고 코레일의 경영정상화는 물론이고 코레일을 대한민국 최고의 공기업으로 만드는데 앞장서겠습니다.
끝으로 항상 변함없는 철도사랑과 국민봉사 정신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철도현장에서 땀 흘리고 계신 3만 5천 철도가족 여러분과 이 자리에 계신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10월 2일
코레일 사장 최연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