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군자 장계향이 쓴 ‘음식디미방’, 고등학교 교과서 등재

2013-09-2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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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40여 년 전, 여성의 일상을 역사로 만들어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조리서인 음식디미방 수록내용. [사진제공=경상북도]

아주경제 최주호 기자=약 340여 년 전(1670년경) 장계향(1598~1680)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조리서인 ‘음식디미방’이 교육과학기술부의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서 등재 심의에 통과되어 2014년부터 각 학교에 보급된다.

음식디미방에는 1600년대 조선조 중엽과 말엽, 경상도 지방의 가정에서 실제 만들던 면병류, 어육류, 주류, 초류 등 146가지의 손님 접대용 요리비법이 체계적으로 소개되어 있어 그 당시 양반가 접대 문화를 알 수 있는 과학적이고 창조적인 조리서로서 1960년 한 종가집 서재에서 우연히 발견된 엄청난 보물이다.
당시 책의 말미에 “이 책은 이렇게 눈이 어두운데 간신히 썼으니 이 뜻을 알아서 이대로 시행하고, 딸자식들은 각각 베껴서 가되 이 책을 가져갈 생각을 하지 않도록 명심하고, 부디 상하지 말게 간수하여 쉽게 떨어지게 하지 말라”고 가문의 부녀자들에게 당부하는 글을 남겼다.

이번 교과서 등재로 저자의 이러한 바람이 더 크게 실현된 셈이다.

저자인 장계향은 1680년(숙종 6년) 83세의 나이로 경북 영양군 석보촌에서 타계하기까지 한시 12수, 맹호도, 인두화를 남겨 시인, 서예가, 화가, 교육자, 사회사업가로도 널리 활동했다.

가정적으로는 10남매와 남편을 일으켜 세운 현모양처로 전인적 삶을 살아 당대에 사대부 양반들에게 최고의 호칭인 여중군자(女中君子), 여중학자(女中學者)로 불리었고, 셋째 아들 갈암 이현일이 이조참판과 이조판서 등을 역임하여 조선조 외명부 봉작법에 따라 임금의 교지를 통해 “정부인 안동장씨”로 호칭이 추증(追贈)됐다.

2013년 3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정부 표준영정(91호) 지정을 받았다.

경상북도는 앞으로 전국 교육청과 각 학교에 교재선정 협조 공문을 보내고 여중군자 장계향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와 선양사업을 추진하여 관광자원화 할 방침이다.

올해 말 영양군 두들마을에 추모관이 건립되면 봉안식을 가질 예정으로, 전통음식체험관, 한옥체험관을 2015년까지 조성하고 장계향 체험로드, 장계향상 조례 제정, 홍범연의 출판·번역 사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경상북도 송경창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약 340여 년 전 한 여성의 일상을 역사로 만든 요리서 이상의 귀중한 문헌인 ‘음식디미방’의 교과서 등재는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큰 교육적 효과와 아울러 17세기 중엽 한국인들의 식생활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면서 앞으로 문화재 지정과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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