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회화 1세대 김훈 화백 별세

2013-09-2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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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김훈 화백. /사진=미술관가는길 제공.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한국 추상회화 1세대 작가인 김훈 화백이 22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자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유족은 "고인이 파킨슨병을 앓기는 했지만 최근에 건강 상태가 좋았는데 갑작스럽게 가셨다”고 전했다.

고인은 지난 2007년 전속작가 계약을 맺었던 국내 한 화랑과 갈등을 빚다 한 방송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부당한 전속작가 제도의 문제점을 고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김 화백의 작품은 밝고 화사한 ‘서정적 추상’으로 유명하다. 산 하늘 구름 해달 별 등 화면의 중앙을 중심으로 방사선형으로 분산된 화면은 부드러운 파스텔톤으로 은은하면서도 강한 개성을 드러낸다. 추상이면서 구상이기도 한 작품은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화면을 구성하며 최소의 형태와 제한된 색채로 자연의 모습을 환상적으로 담아 미술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김훈화백의 1970년대 作 산.

1924년 중국에서 태어나 일본 도쿄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김 화백은 김환기, 장욱진, 박수근, 김흥수 등과 같은 시기에 활동한 추상화가 1세대로 계보가 이어져 있다.

1949년 미국 공보관 초청으로 개인전을 연 이후 1958년 김환기, 박수근 등과 함께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뉴욕 월드하우스 갤러리에 초대됐고, 196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미국에 체류하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1980년대에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에서 활동하면서 1993년 살롱 도톤느상을 받았다. 지병을 앓던 그는 고국에서 여생을 보내겠다며 2002년 파리에서 귀국, 그 해 대한민국 예술원 우수작가에 선정됐다. 2003년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2007년 미술관가는길 갤러리에서 연 개인전이 마지막 전시가 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령면 여사와 아들 동연(재불 디자이너), 딸 경미(재불 방송인) 씨가 있다. 빈소는 강북구 미아동 서울베스트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 발인 24일 오전 6시. 장지 파주시 오산리 기도원. (02)984-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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