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서울의 택시요금이 4년 만에 인상될 전망이다. 기본요금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3000원으로 오르고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넘어갈 때 20% 추가되는 할증제도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의회가 최근 본회의에서 택시 기본요금을 3000원으로 조정하는 의견청취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의견은 향후 서울시 물가대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하면 10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 같은 내용은 앞서 시가 1억6000여만원을 들여 서울연구원에 발주한 택시 관련 연구용역 결과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시 말해 변경없이 최종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택시업계와 시민들은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법인택시 운수종사자들은 기본요금이 오른 만큼 회사에 납부하는 일명 '사납금'도 고스란히 많아져 실제 벌어들이는 돈은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납입기준금은 회사별로 일부 차이가 있지만 하루에 평균 10만8944원이다. 초과 유류비 등을 고려하면 이른 오전부터 늦은 오후까지 빠듯하게 일해야 몇 만원이라도 수익이 발생한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더욱이 유가(LPG) 상승에 서울 올빼미버스(심야버스) 확대 등 지속적 대중교통 개편으로 택시수송 인원은 매년 급감하고 있어 그야말로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다'는 주장이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가용 승용차, 대리운전과의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2011년 기준 차량용 LPG 가격도 2009년 대비 30% 상승했다"면서 "어떻게 보면 운수업체가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려고 해도 여건이 어려워졌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장기적 경기불황에 주머니 사정이 더욱 가벼워진 상황에서 피부로 느껴지는 부담이 확연하기 때문이다. 특히 승차거부와 골라 태우기, 불친절, 부당요금 징수 등 평소 경험했던 불법행위로 불신이 커 근본적인 서비스 질 향상이 시급하다고 본다.
서울시에 접수된 택시민원은 2008년 이후 21% 늘어 전체 교통관련 불만 10건 중 3건을 차지할 정도다.
이에 대해 택시업계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낮은 임금과 근로시간 과중 등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서비스 개선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정책은 업계와 종사자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수 차례 공청회를 거쳐 수렴한 각계 의견은 다음달 초 발표할 택시서비스 개선대책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내 택시 기본요금은 2001년 9월 당초 1000원에서 1600원으로 올랐다. 이후 2005년 6월 1900원, 2009년 6월 2400원으로 높아진 뒤 4년째 제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