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의중의 재무설계 A to Z>사망채권과 자산유동화증권

2013-09-2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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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사망채권(Death bond)이라고 들어봤는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선 상당히 활성화된 채권 중 하나다.

이 채권의 구조는 종신보험에 가입한 계약자가 본인의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계약자와 수익자를 사망채권의 채권자로 변경하면 보험료를 대신 납입하고 피보험자 사망시 보험금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사망채권이 월가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이유는 바로 금리, 환율, 주가 등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피보험자의 사망 시점이 리스크이기 때문에 방금 언급한 경제지표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채무자가 죽어야만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그런데 채무자가 돈을 빌릴 당시에는 금방 죽을 것 같았는데 막상 보니 그렇지 않다면? 또 그가 죽을때까지 보험료를 납부하기 싫다면, 방법은?

결국 본인이 갖고 있는 보험증권을 할인해 다른 구매자에게 넘길 것이다. 그러면 그 채권을 받은 제3자는? 그것을 또 할인해 누군가에게 팔면서, 이런 연결고리는 계속 된다.

쉽게 말해 A가 B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다시 A가 C에게 돈을 꾸었다고 해보자. 그러면 A는 C에게 '내가 B에게 받을 돈이 있는데, 당신이 직접 B에게 받아라. 대신 당신은 B를 모르니까 내가 5% 싸게 줄게'라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자산 유동화 증권, 즉 ABS이다.

그리고 지금의 경제 침체를 일으킨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도 결국은 이런 시스템으로 인해 촉발된 것이다. 다시 사망채권으로 돌아가서 얘기하자면, A는 B가 5년 안에 죽을 것을 예상하고, 그 사망채권을 할인해 C에게 되팔았는데 B가 5년은커녕 10년 동안 살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C는 D에게, D는 E에게. 이런 식으로 무수히 판 것이다. 그러다 최종적인 채권자에게 당장 현금이 필요하거나 상품 만기가 도래하면? 그렇다고 A가 당장 B를 죽일 수는 없다. A가 죽어야만 실제 수익(현금)이 발생하는데 말이다.

결국 ABS는 지금 당장의 수익률보다는 최초에 어떤 자산을 담보로 해 증권이 만들어졌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사람은 언제든지 돈에 마음을 뺏길 수 있는데, 제3자의 사망으로 보험금을 받고 싶은지 묻고 싶다.

/ 권의중 위드에셋 수석투자자문위원(https://www.facebook.com/Insaengseolg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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