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펜타곤(국방부 청사)에서 개최된 9·11 테러 12주년 기념식에서 한 연설에서 9·11 테러 희생자들에 대해 “조부모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던 부모, 자녀의 졸업을 자랑스러워했을 부모, 성장하고 결혼해 자녀를 가질 수 있었던 아이들, 인생의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었던 젊은이들”이라며 “그들이 빼앗긴 미래에 대해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들은 이 세상을 떠났지만 우리의 가슴에 한번 담아둔 것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며 “당신들의 가족이 속세에서 잃은 것은 이제 영원한 것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12년 전과는 다른 위협에 맞설 수 있는 힘을 갖고, 때론 무력이 필요할지라도 무력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세계를 건설할 수 없다는 지혜를 갖자”며 “우리를 미국인으로 만드는 가치에 대해 신뢰하고 무엇보다 (9·11테러) 생존자·그 가족들과 같은 용기를 갖자”고 당부했다.
한편 9·11 테러가 발생한 지 10년도 넘게 지났지만 미국인들의 불안감은 오히려 더욱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폭스뉴스가 전국의 유권자 900명을 대상으로 유선·휴대전화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8%가 “미국은 2001년 전보다 지금이 더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2004년 자체 여론조사 시작 이후 최고치로 2011년 실시된 여론조사 때보다 5%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대테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에 따르면 9·11테러 진상 규명 작업을 했던 ‘9·11조사위원회’의 톰 킨 전 위원장과 리 해밀턴 전 부위원장은 이날 배포한 편지에서 “지난 3년 동안 정부의 대테러 활동으로 미국 내에서 알카에다에 의한 대규모 재앙적 공격이 또다시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미국 대테러 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