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꽃보다 할배'에 이어 방송된 KBS2 '마마도'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tvN '꽃보다 할배', KBS2 '마마도'] |
지난달 5일 tvN ‘꽃보다 할배’가 첫 방송을 시작했다. 평균 나이 76세의 할아버지 H4(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와 짐꾼 이서진이 배낭여행을 떠난 ‘꽃보다 할배’는 케이블TV 프로그램임에도 최고시청률 9.0%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꽃보다 할배’가 인기를 얻자마자 KBS2는 네 명의 할머니 배우를 모아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 ‘마마도’의 제작을 알렸다.
비슷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연달아 방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는 SBS ‘K팝스타’와 MBC ‘위대한 탄생’ 등의 아류작을 불러왔고, MBC ‘일밤-나는 가수다’가 인기를 얻자 KBS2에서는 ‘불후의 명곡’을 제작했다.
‘불후의 명곡’과 ‘마마도’로 재미를 봐서일까. KBS2가 준비 중이라는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한다는 점에서 MBC ‘일밤-아빠! 어디가?’를 연상케 한다.
시청자들이 베끼끼 의혹을 제기하고 안일한 제작태도에 일침을 가해도 ‘시청률만 나오면 그만’이라는 제작진의 뻔뻔함은 변함이 없다. 되레 기다렸다는 듯이 “방송을 본 후 판단해 주길 바란다”며 앞서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과 ‘전혀 다르다’고 못 박는다.
‘마마도’는 아예 출연진이 나서서 “왜 포맷을 베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우리대로 개성있게 가면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까지 했다. 시청자들은 그런 발언 뒤에 비치는 제작진의 존재를 느끼며 씁쓸해 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표절 프로그램에 대해 “KBS2 ‘해피선데이-1박2일’도 처음 방송됐을 때는 비슷한 포맷으로 논란이 됐지만 창조적 변화를 이끌어 ‘야생 버라이어티’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냈다”며 “중요한 것은 ‘얼마나 창조적으로 변형됐는가’이다. 베끼기 논란이 된 프로그램은 재해석과 재조합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창조적 변화를 만들어 가는지 지켜봐 주는 ‘착한’ 시청자, 그에 못지 않은 ‘착한’ 프로그램을 기대한다. 시청률과 인기만을 목표로 ‘조금은 다르게 베끼기’에 골몰하는 시간과 노력을 다양한 실험과 아이디어 창출에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