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 5차 명단> "북한 연계 추정 페이퍼컴퍼니 3곳 발견" 뉴스타파 전문

2013-06-0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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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 5차 명단> "북한 연계 추정 페이퍼컴퍼니 3곳 발견" 뉴스타파 전문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가 6일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5번째 명단을 공개했다. - 뉴스타파 제공
아주경제 백승훈 기자=1. 시민의 자발적 후원으로 제작되는 비영리 독립언론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진행하는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의 유일한 한국 파트너로 참여해 공동취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2.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 판단하고, 관련 정보를 보도자료와 자체 탐사 리포트를 통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오늘(6월 6일)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북한 사람과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페이퍼 컴퍼니 3곳을 공개합니다. 이와 함께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시공사 대표에 대한 추가 취재 내용도 공개합니다.

3.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페이퍼 컴퍼니 등록대행 업체인 CTL, 즉 커먼웰스 트러스트사의 고객 정보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평양시 모란봉구역을 등기이사(director) 주소로 기재한 페이퍼 컴퍼니를 확인했습니다. 세부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페이퍼 컴퍼니 이름: 래리바더 솔루션 (Larivader Solutions, Inc.)
-설립 장소: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설립 시기: 2004년 11월 19일

-Director(등기이사): 문광남(서류상 영문명:Mun Kwang Nam) 이사 임명일 2004. 11.19
Valentina Kharitonova 이사 임명일 2004.11.19

* 문광남의 주소는 “2 Kin Mal Dong, Mao Lang Bong District Pyong Yang Republic of Korea”로 기재돼 있음.

-Shareholder(주주): Valentine Kharitonova 주주 등재일 2006. 12.19
-래리바더 솔루션 관련 서류 검토 결과 이 회사는 최소한 2009년 10월까지는 존속된 것으로 확인됨

4.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페이퍼 컴퍼니 등록대행 업체인 PTN, 즉 포트컬리스 트러스트넷사의 고객 정보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페이퍼 컴퍼니 3곳을 발견했습니다. 세부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페이퍼 컴퍼니 이름 : 천리마(CHOLLIMA LIMITED)
-설립 장소 :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설립 시기 : 2000년 11월 30일
-Director(등기이사): 임정주(서류상 영문명:Lim Jong Ju)
: WONG Yuk Kwan
: Wong Wai Hay
: YEUN Hon Ming Edwin

2)-페이퍼 컴퍼니 이름 : 조선(Chosun Limited)
-설립 장소 :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설립 시기 : 2001년 2월 6일
-Director(등기이사): 임정주(서류상 영문명:Lim Jong Ju)
: WONG Yuk Kwan
: YEUN Hon Ming Edwin
: CHANG Min

3)-페이퍼 컴퍼니 이름 : 고려 텔레콤 (Koryo Telecom Limited)
-설립 장소 :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설립 시기 : 2001년 2월 7일
-Director(등기이사): 임정주(서류상 영문명:Lim Jong Ju)
: WONG Yuk Kwan
: YEUN Hon Ming Edwin
: CHANG Min

* 위 세 페이퍼 컴퍼니의 이사진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한국식 이름 임정주와 WONG Yuk Kwan은 북한의 이동통신 사업에 참여한 사업가들로 추정됩니다. 임정주는 북한 국적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페이퍼 컴퍼니 이름이 북한식이고, 이사진들이 북한 관련 사업에 참여한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이 페이퍼 컴퍼니들이 북한과 연계됐을 것이라는 추정은 가능합니다.

5. 다음은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가 지난 3차 발표에서 다뤘던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 관련 추가 취재 내용입니다.

해외에 도피중인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사실상 국내에 진출해 사업을 벌이고 있는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김석기 씨는 지난 2001년에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Multi-Luck Investment Limited를 통해 국내에서 외국인기업으로 등록해 사업을 하고 있는 게임관련 업체 RNTS MEDIA Co., Ltd에 대한 지배구조를 완성해 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RNTS MEDIA Co., Ltd의 지주회사인 네덜란드 법인 RNTS N.V.가 2013년 1월 룩셈부르크 장외시장에 상장하면서 공개한 사업설명서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사업설명서를 보면 RNTS의 자본금은 5백만 유로, 우리 돈으로 75억 원 가량이며 발행주식은 5천만 주입니다. 또 최대주주는 지분 33.5%를 갖고 있는 SYSK Limited, 2대 주주는 25% 지분을 보유한 Sapinda Holding B.V.입니다.

그런데 SYSK Limited의 유일한 주주는 Multi-Luck Investment Limited로 명시돼 있고, Multi-Luck Investment Limited의 실질 소유주 겸 등기이사는 김석기씨의 부인 윤석화씨와10살된 아들 김 모 군, 그리고 김 씨의 대리인으로 추정되는 테레사 창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SYSK Limited는 ICIJ가 입수한 조세피난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김석기씨가 홍콩에 설립한 법인 킴바코가 만든 페이퍼컴퍼니로 확인됐습니다.

김석기씨는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페이퍼 컴퍼니 2개를 거치는 방식으로 사실상 국내 업체를 운영하면서 룩셈부르크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씨가 사실상 운영하는 RNTS MEDIA는 국내 다른 소프트웨어업체와 35억원 규모의 앱스토어 구축 계약을 체결한 뒤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해 2013년 3월 피고소된 상태입니다.

전 RNTS MEDIA 독일법인 대표에 따르면 김석기 씨는 2012년 런던의 고급저택에 거주했으며 주간업무보고회의를 주재하면서 RNTS MEDIA를 사실상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 다음은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가 지난 4차 발표에서 다뤘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시공사 대표에 대한 추가취재 내용입니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가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본인의 페이퍼 컴퍼니 명의로 계좌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이 은행에 자신의 페이퍼 컴퍼니(블루 아도니스) 회계 관리와 행정 업무 등도 위탁해 특별 서비스를 받아 왔다는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⓵ 2004년 8월 13일 ‘블루 아도니스’의 이사회 결의서 내부 자료.
블루 아도니스의 회계 장부, 회의록, 주주 원부, 등기이사 원부 등 페이퍼 컴퍼니 관련 내부 자료를 모두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보관하기로 결정했다는 내부 기록이 나옴.

⓶ 블루아도니스 관련 자료의 보관처로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을 지정하면서 C/O (Care of의 약자) 라는 영어 약어를 기재함. 이 용어는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이 전재국씨가 만든 페이퍼 컴퍼니 블루 아도니스의 각종 서류를 보관할 뿐 아니라 회계, 행정 등 전반적인 업무까지 대행해서 관리해준다는 것을 뜻함.

⓷ 이에 대해 역외금융 전문가들은 은행이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페이퍼 컴퍼니 관련 서류 자체를 은행에 위탁 보관한다는 것은 회사 관련 서류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보다 은밀하게 페이퍼 컴퍼니와 비밀계좌를 운영하기 위한 조치였을 것이라고 지적함.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또 전재국씨가 2004년 블루 아도니스를 설립한 이후 회사 유지를 위해 설립 대행 회사인 PTN에 계속해서 수수료를 지불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2004년 9월 페이퍼 컴퍼니 등록비용으로 PTN에 미화 850달러를 지급한 기록과 함께 2005년 2월에도 PTN 명의의 은행계좌에 블루 아도니스 이름으로 미화 1210달러가 입금된 기록을 발견했습니다.

한편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의 전재국 페이퍼 컴퍼니 보도 이후,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의 한국인 직원 2명 가운데 1명이 은행을 그만 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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