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컸던 新연금저축 출시 한달…실적 미비 왜

연금저축 뉴스 영상/사진=MBC뉴스 방송 캡쳐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은행들이 개정 세법을 반영해 ‘신(新) 연금저축’을 출시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기대와 달리 실적은 미비하다. 약관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고객을 끌만한 매력도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신연금저축 상품 실적은 지난달 말 현재 100좌에 1억원 어치에 그쳤다. 다른 은행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은행은 별도로 판매 실적을 집계하지 않는다며 공개하지 않았고,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860여좌에 8억원 어치를 팔았다. 그나마 우리은행에서는 9000좌에 13억9000만원의 실적을 냈다.

신 연금저축 상품은 당초 기존 연금저축에 비해 가입 요건이 대폭 완화된 데다 연금 수령 시 절세 측면에서 유리해 금융권의 흥행몰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신 연금저축 상품이 이렇다할 매력도가 떨어진 것은 장기 상품인데다 기존 상품에 비해 체감할 정도로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상품이 아니다보니 소위 말하는 열풍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다만 중장년층 고객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문의는 들어오는 편이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피하려는 일부 고액자산가들의 비과세상품으로 관심을 얻고 있지만 일반 고객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이점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홍보를 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았던 점도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모든 은행이 같은 약관으로 팔다보니 굳이 내세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한편, 연금저축이란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일정기간 돈을 납입하면 만 55세 이후부터 원리금을 연금으로 받는 상품이다.

은행들은 올초 기존 연금저축 판매를 중단하고 지난해 정부가 개정한 소득세법을 반영한 새로운 연금저축을 내놓은 바 있다. 기존 연금저축에 비해 상품 가입 조건이 완화됐다. 의무납입 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줄었고, 연금수령 기간은 기존 55세 이후 5년 이상에서 10년으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