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간 배순훈 회장, “S&T와 맞선중”

2013-04-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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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지난 1일 경남 창원에 소재한 S&T중공업에 새 보금자리를 튼 배순훈 회장은 요즘 회사 엔지니어들과 만나는 데 모든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업무상황 파악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직원들과 사사로운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한다. 17년 만에 현역으로 복귀했다고는 하지만 배 회장은 대우그룹의 성장을 이끈 주역 중 한 명으로 '탱크주의'로 상징되는 대우전자 회장, 정보통신부 장관 등을 역임한 산업계의 큰어른이다. S&T중공업이 작은 회사는 아니지만 워낙 큰 물에서 놀다 온 원로가 눈앞에 있으니 직원들로서는 쉽게 다가가기가 어렵다.

이들에게 배 회장은 "앞으로 1년간은 서로 선을 보는 시간으로 보내려고 한다"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유능한 인재가 모인 조직에서는 탄탄한 팀워크가 없으면 시너지를 낼 수 없다. 특히 고도의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기업에서는 최고경영자(CEO)와 말단직원이 격의 없이 결함을 발견하고,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경험한 배 회장은 현장에서 뛰고 있는 직원들과 손발을 맞추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만남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배 회장과 최평규 S&T그룹 회장 간 첫 만남은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T그룹의 전신인 삼영기계공업사(현 S&TC)를 창업(1979년)하기 전, 센추리 에어컨에 근무하던 최 회장은 당시 회사 사장으로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가서 열교환기 관련 기술에 대해 자문을 구하라는 지시를 받고 찾아갔는데, 그때 만난 이가 배 회장이라고 한다.

이후 각자의 길을 걷던 두 사람은 지난해 하반기 최 회장이 배 회장에게 연구개발(R&D) 관련 특강을 요청해 창원에서 만났다. 강의 후 사업장을 둘러본 배 회장은 S&T중공업 직원들의 열정과 숨은 기술력을 눈으로 목격하고는 곧바로 최 회장과 박재석 사장에게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생각지도 못한 제안을 받은 최 회장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고, 고문이 아닌 회장으로 위촉했다.

배 회장은 S&T중공업에서 세 가지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국방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방위산업체인 S&T중공업도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만큼 군의 전투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개발에 필요한 자금확보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또한 민수용 파워트레인 사업에서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략을 마련하고, 공작기계 사업부의 국내외 경쟁사와의 차별화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전했다.

이들 목표의 성과를 가시화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5년이라고 못박았다. 배 회장은 "어떤 사업이건 시작하고 5년 안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 그래야 투자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성과를 이뤄내야 하는 주체는 자신이 아니라 최 회장을 비롯한 S&T중공업 임직원들이어야 한다는 점을 늘 강조한다고 한다. "S&T중공업이 선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한가? 시장 개척을 해야 하나? 투자자금을 조달해야 하나?"라고 질문을 던진 배 회장은 "여러분들의 의지와 능력에 맞는, 여러분들이 필요로 하는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 보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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