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경기 악화에 따라 소비가 줄면서 이용금액 증가세는 3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크게 축소됐다.
27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2년중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실적(승인기준)은 하루 평균 2044만건으로 전년보다 13.1% 증가했다.
이용금액은 1조5350억원으로 전년대비 3.6% 늘었으나, 증가율은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신용카드 이용금액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2009년 2.2%에서 2010년 5.9%, 2011년 9.5%로 크게 확대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은 금융결제국의 윤태길 결제안정팀 과장은 “최근의 소비부진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 2009년 0.0%에서 △2010년 4.4% △2011년 잠정치 2.3% △지난해 잠정치 1.8%로 꾸준히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주유소의 신용카드 매출 규모가 16.1%에서 4.2%, 할인점이 11.0%에서 2.9%, 백화점이 7.3%에서 1.0%, 학원이 7.3%에서 6.5%로 전년보다 축소되는 등 신용카드 매출규모가 큰 업종의 증가세가 대부분 둔화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금서비스도 연중 이용금액이 1.4%에서 -8.6%로 낮아지며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전체 이용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15.3%에서 13.5%로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03년 이후의 감소세가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수수료율이 6.5%∼28.7%에 달해 시중금리보다 높은 점, 2003~2004년 발생했던 카드 사태 이후 현금서비스한도 축소, 금융당국의 감독 등에 따라 소비자들이 이용을 자제한 것이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하루 평균 681만건에 이용금액은 2271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0.9%, 19.3% 증가했다. 이용금액 증가세가 둔화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신용카드에 비해 높은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윤 과장은 이에 대해 “신용카드에 비해 용이한 발급, 높은 소득공제율, 신용카드 가맹점에서의 24시간 사용 등 사용유인이 증대돼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선불·직불카드를 합한 카드 이용실적은 일평균 2737만건에 1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6.9%와 5.3% 증가했다.
카드의 이용금액은 점차 소액화되는 추세로 나타났다.
신용카드(개인의 물품·용역 구매) 및 체크카드의 건당 결제금액은 각각 5만3000원과 3만3000원으로 전년 5만5000원과 3만7000원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말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1억1623만 장으로 전년말에 비해 4.8% 감소했다. 이는 감독당국의 휴면카드 정리 지도 등의 영향으로 2008년 이후 처음 줄어든 것이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실시된 신용카드 불법모집 근절대책 시행으로 향후 발급장수는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반해 체크카드 발급장수는 지난해 말 8789만장으로 전년 말보다 3.8% 증가했다.
한편 이 기간 어음·수표, 계좌이체, 카드 등 비현금 지급수단에 의한 지급결제규모는 카드 및 계좌이체 이용 증가로 인해 일평균 4531만건 및 295조원으로 전년보다 건수 및 금액이 각각 11.1% 및 6.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