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임기의 전경련 회장직을 새로 선출해야 하는 총회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허 회장의 연임 여부가 아직까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오는 21일 오전 플라자호텔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임기를 마친 허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보통 회장단의 만장일치로 추대해 차기 회장을 결정하는 전통을 이어 온 전경련에서는 이번에도 같은 형식으로 허 회장의 연임을 결정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허 회장의 뒤를 이어 차기 회장으로 나서겠다는 이가 없고, 허 회장이 2년 동안 전경련을 큰 무리 없이 이끌어 왔던 만큼 그 만한 인물도 없다는 평가가 많다는 것이 그 이유다.
허 회장 역시 연임과 관련해서는 “회원사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경련이 지난 2011년 허 회장을 추대할 당시 구성했던 회장추대위원회를 이번에는 구성하지 않기로 한 것 역시 허 회장의 연임 쪽에 무게를 싣는 배경이다.
그러나 통상 총회가 열리기 전에 미리 회장 선출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까지 연임여부에 대해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다.
연임에 대해 회장단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힌 허 회장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쉬고 싶다” “사표를 냈다”라며 개인적으로는 연임에 미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예전 같지 않은 전경련의 위상과 함께 ‘총체적 난국’에 빠진 재계의 어려운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허 회장의 연임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4대그룹 역시 안팎의 개별 변수 등으로 허 회장의 후임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못하는 모습이다.
4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경영계획을 포함한 그룹 내부사정으로 인해 전경련 회장직에 대해 생각할 여력이 없다”며 “허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서는 나머지 회장단의 의견에 따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4대그룹 중 LG를 제외한 나머지 삼성, 현대차, SK그룹은 올해 투자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고, SK·한화 그룹은 최태원, 김승연 회장의 구속으로 총수가 부재한 상황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있는 새정부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재계의 입장을 대표해야 하는 전경련 회장직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전경련이 지난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를 위한 재계 차원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