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라 업계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7일 아주경제가 작년 1~3분기 실적을 발표한 13개 증권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 10곳의 영업수익이 평균 20% 가량 감소했다.
최근 인수합병설이 제기되고 있는 이트레이드증권이 감소폭이 가장 컸다.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수익이 3391억원으로 2011년 같은 기간의 5548억원보다 38.9%나 감소했다.
파생상품 관련 이익이 3934억원에서 2077억원으로 급감한 탓이다. 수수료 수익도 470억원에서 392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판관비는 11.7% 늘어난 560억원을 기록해 경영 여건이 더욱 나빠졌다.
오너의 매각설이 돌고 있는 골든브릿지투자증권도 지난해 1~3분기 영업수익이 전년 대비 28.2% 감소한 448억원에 그쳤다. 주식 거래 수수료 수익 급감이 주원인이 됐다.
이트레이드증권과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실적 악화에도 현금성 자산은 크게 늘었다. 이트레이드증권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953억원으로 지난해 3월 말보다 15.2% 증가했다. 골든브리지투자증권도 비슷한 시기 현금 규모를 68억원에서 345억원으로 4배 이상 늘렸다.
외국계 증권사로는 맥쿼리증권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맥쿼리증권은 지난해 수수료와 이자 수익이 3분의 1 토막 났다. 현금 자산도 전년대비 74%나 급감한 146억원에 머물렀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의 영업수익과 현금성 자산도 각각 6.7%, 47.6% 줄었다.
이밖에 유화증권·IM투자증권·리딩투자증권이 20%가 넘는 영업수익 감소율을 보였으며, 한양증권·부국증권 등도 불황을 비켜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비교적 큰 성장세를 보인 증권사가 있어 대조된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HMC투자증권은 지난해 1~3분기 1조1044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83.5%나 증가한 규모다.
수수료 수입 감소와 파생상품 관련 수익이 줄었으나, 단기손익 인식지정 금융상품 관련한 이익이 2011년 2167억원에서 작년 7339억원으로 증가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HMC투자증권은 작년 3월 말 738억원 정도이던 현금성 자산도 1566억원으로 2배 이상 늘렸다.
BNP파리바증권도 2011년 4~12월 400억원 정도이던 영업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575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현금성 자산도 지난해 3월 말 1839억원에서 4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판관비는 257억원으로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우리투자증권 우다희 연구원은 “증권사 실적이 악화된 것은 주식 거래대금이 일평균 5조~6조원대로 위축돼 수수료 수입이 줄고, 시장 변동성 축소에 따라 주가연계증권(ELS)의 운용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경제 여건이 좋아지지 않는 이상 증권주의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