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신세계가 넘버4 점포를 라이벌 롯데에게 넘겨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
롯데가 인천시와 인천터미널 매각과 관련해 본계약을 체결하며 복합쇼핑몰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특혜 의혹까지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롯데의 한판승으로 끝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앞서 롯데와 인천시는 지난해 9월 인천터미널 부지 매각과 관련해 투자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신세계가 이에 반발해 부동산처분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며 터미널 부지 매각이 순탄치 않았다. 실제로 작년 12월 인천지법이 신세계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앞서 맺은 투자 약정이 효력을 잃은 모양새였다.
상황이 이렇자 롯데·인천시 양측이 법원에서 지적했던 조항을 모두 수정한 뒤 결국 계약을 체결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인천시 입장에서 하루 빨리 매각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다 내년 열리는 아시안게임으로 재원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인천시는 새롭게 입찰을 진행하는 것보다 수의 계약을 통해 롯데와 계약하는 것이 매각을 더 빨리 끝마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인천시 측은 "부동산 매각절차 중단 가처분 인용 결과, △채권자의 우선매수권 △경쟁 입찰방식의 매각절차 참여 및 매수기대권 △수의계약 등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투자약정에 따른 매각 절차는 중단하는 대신 지금까지의 매수 적격대상자 선정과정에서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 롯데인천개발 대표는 "인천터미널 및 쇼핑·문화 시설이 단계적으로 개발됨에 따라 대규모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서해안 시대에 인천시가 국제 도시로서 위상을 높이는 데에 기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롯데의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세계 측은 이번 롯데·인천시간 본계약 체결과 관련해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강력한 법적 대응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점의 경우, 지난 2011년 기준 연매출 7600억원 규모로 전국의 신세계백화점 가운데 매출 순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 측은 터미널 부지 매각에 긍정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재입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을 맺을 것과 관련해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세계 관계자는 "터미널 부지 매각에 있어 높은 금액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인천시에 공개적으로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시가 본계약을 강행하는 것은 불법적일 뿐 아니라 특정 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공정하게 매각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으로 이는 인천시민에 대한 명백한 범죄 행위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