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밤과 28일 아침 사이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 생산 11라인에서 불산 배관 교체작업 중 불산 가스가 두 차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5명이 어지러움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지난 15일 오후 9시53분께에는 청주시 흥덕구 청주공단 내 유리가공업체에서 불산이 누출됐다.
다행히 누출된 불산이 ‘물 수준’인 8% 농도여서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현장에 있던 근로자 주모(28)씨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 업체의 사고는 주씨가 넘어지면서 밟은 PVC 파이프가 깨지면서 발생했다.
앞서 지난 12일 오전 11시께에는 경북 상주시 청리면 마공리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에서, 200t 규모의 탱크 배관에 금이 간 것 때문에 염산이 누출됐다. 상주시는 사고 당시 이 공장 1.5㎞ 이내 4개 마을 주민 760명을 인근 중학교로 긴급 대피시키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 4단지 휴브글로벌에서 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업체 직원들이 2대의 20t짜리 탱크로리 가운데 1대의 불산을 모두 옮기고 나서 2번째 탱크로리의 불산을 옮기려고 호스를 연결하던 중 발생한 사고였다. 구미시는 최근 피해를 본 업체 등에 364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보다 한 달 전인 8월 청주공단 내 LG화학 공장에서는 휘발성 용매인 다이옥산을 담은 드럼통이 폭발, 8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무리한 공장 설계변경과 안전장비 미 착용 등 안전불감증 탓이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작 유독물질을 다루는 공장의 시설·장비 규격에 대한 법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현행 유해화학물질관리법과 시행령 등에는 ‘시설을 적절하게 유지·관리해야 한다’거나 ‘침하·균열·부식 등 안전상 위해 우려가 없어야 한다’는 규정만 있다.
이에 환경단체 등은 유독물질 취급 시설·장비 규격을 대폭 강화하는 등 관련 법규를 대폭 손질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