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요" "참 나쁜 대통령" "국민이 불행하다"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 등 간결하면서도 압축적인 의미를 담은 '단답형' 화법을 구사해왔던 박 당선인은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국정과제 토론회를 주재하면서 다양한 비유적 표현을 동원했다.
박 당선인은 지난 25일 경제1분과의 첫 업무보고 자리에서 "금강산처럼 아무리 좋은 곳을 구경한다고 해도 신발 안에 돌멩이가 있어서 걷기 불편하면 다른 것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서민이 겪는 어려움을 '신발 속 돌멩이'에 비유했다.
박 당선인은 또 '정책의 큰 그림'을 강조하며 "'정책의 등대'를 보고 그것에 맞춰 가면서 다양한 정책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정책 수립보다 점검이 더 중요하다면서 "산모가 애기를 낳느라고 고통스럽게 산통을 하고 있는데… 의사 선생님이 '(애를 키우는 건)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그랬다. 애기(정책)를 낳은 게 다가 아니라 이제 어떻게 잘 키우느냐가 문제다"라고 말했다. "기억에 확 남으라고 이런 비유를 들었다"고도 했다.
'창조경제론'에 대해서는 "IT라든가 과학기술이 기존 산업에 '비타민'같이 들어가서 경쟁력이나 부가가치를 확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박 당선인은 당선 직후 중소기업 정책과 관련, 중소기업의 성장 지체를 뜻하는 '피터팬 증후군', 실력 있는 중소기업을 말하는 '히든 챔피언', 중소기업의 애로점을 '손톱 밑에 박힌 가시'로 표현하기도 했다.
박 당선인의 비유 화법은 또 다시 이어졌다. 27일 경제2분과 국정과제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흔히 걸리는 감기만 해도 2주나 얼마 지나서 낫겠다는 희망이 있으니까 그 괴로움을 버티지, 일생을 이렇게 콧물 흘리고 삭신이 쑤시고 한다고 하면 너무 고통스러워 그 자리에서 쓰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감기만 해도 희망 덕분에 견딜 수 있는데 국민의 삶이 어려워도 이 정책을 보니까 희망을 품어도 되겠구나 할 때 지금 느끼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박 당선인의 화법은 간결하면서도 정제돼 있어 '촌철살인'이라는 평가도 있는 반면, 부연설명이 적어 일방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인상을 준다고 지적해 왔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당선인의 화법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본다. 이는 당선인으로서 자신감과 여유를 내보인 것"이라며 "쉽고 임펙트있는 비유적 표현을 사용해 '감성 정치'에도 시동을 건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 리더십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