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박근혜 인사 검증…왜

2013-01-2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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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 기자=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어떻게 인사검증을 했을까.

김 후보자의 재산형성 과정과 부동산 투기 의혹, 두 아들의 병역면제 문제 등 의혹이 확산되면서 박 당선인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권에서도 특유의 보안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비밀주의’ 방식을 고수해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여권에 따르면 박 당선인 측의 인사검증은 삼성동 자택과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비서실 등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서실 보좌진이 인수위원이나 김 후보자 등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인선여부를 알려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보좌진 등 소수만 검증작업에 참여하다보니 보안은 철저히 지켜지지만 광범위한 사전 검증은 이뤄질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실제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김 후보자가 지명된 사실을)여러분보다 30초 전에 알았다”고 했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은 “박 당선인은 인사에 대해 신중하기 때문에 철저히 검증을 했다고 본다”며 “그러나 후보군조차 알기가 힘들어서 사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주변의 평은 어떤지를 전혀 살펴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현정부와 얼마나 인사검증에 협력관계를 유지하는지도 의문이다. 인사검증팀은 현정부에서 행정안전부에 통합된 중앙인사위원회 자료를 열람하고 재산, 납세, 범죄 경력 여부를 살펴본다고 박 당선인 측은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등으로부터 어느 정도 지원을 받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임기말 특사문제와 4대강 검증 등을 놓고 현정부와 박 당선인측이 갈등하면서 협력관계가 틀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당선인 측이 정보기관에 도움 없이 후보자들의 서면 검증에만 의존해 부실 검증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부실 검증 논란은 인수위 구성때부터 시작됐다. 인수위 청년특별위의 윤상규 위원은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게임 제작 업체가 하청업체에 대한 하도급대금을 법정기일 이후에 지급하면서 지연이자를 내지 않아 공정거래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같은 특위의 하지원 위원은 지난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서울시의원 시절 뇌물수수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드러나 문제가 됐다.

홍기택 인수위 경제1분과 위원은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하면서 논란이 되자 뒤늦게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또 인요한 인수위 국민대통합위 부위원장은 수원외국인학교와 대전외국인학교 이사 재임 당시 교비 불법 전용을 묵인한 혐의로 고발당해 최근 검찰조사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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