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 속에도 연내 분양을 앞둔 알짜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왕십리 뉴타운 2구역 '텐즈힐' 공사현장. [사진제공 = GS건설] |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시장이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건설 경기 불황으로 낮아진 사업성 탓에 조합원들 의견 모으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시공사 선정도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밖으로는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소형·임대주택 의무 확보 등 간섭을 받고 있고 내부에서는 조합원 사이 또는 시공사와 사업 방식 및 분양가 등을 놓고 분쟁이 일어나기 일쑤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경우 이해관계가 복잡해 사업 추진은 어렵지만 일단 분양만 하면 우수한 입지를 바탕으로 인기를 끄는 곳이 많다”며 “올해에는 대규모 뉴타운 등 알짜 분양단지가 적지 않아 내집 마련 수요자라면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이 예정된 재개발 및 재건축 아파트는 3만4454가구(재개발 2만3819가구, 재건축 1만635가구)다.
이들 아파트는 대부분 기존에 형성된 교통 및 교육·편의시설 등 기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특히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새 아파트를 노리는 인근 지역 실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올해 취득세 감면 연장 등 종합부동산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회복하기 전에 미리 알짜 분양단지를 차지하려는 발빠른 수요자들이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분양 예정 단지를 살펴보면 우선 뉴타운 지역이 눈에 띈다.
4월에는 서대문구 남가좌동에서 가재울뉴타운4구역 분양이 진행된다. 총 4300가구(전용면적 40~175㎡) 규모의 매머드급 단지로 일반분양만 1411가구에 달한다. SK건설·GS건설·현대산업개발이 공동 시공을 맡았다.
GS건설·현대산업개발·삼성물산·대림산업이 함께 짓는 성동구 하왕십리동 왕십리뉴타운1구역과 SK건설·현대건설·포스코건설이 참여하는 왕십리뉴타운3구역은 6월로 분양이 잡혔다. 1구역 1702가구(전용 36~148㎡), 3구역 2182가구(전용 30~172㎡)로 이뤄졌다. 일반분양 물량은 각각 600가구, 495가구다.
재개발 구역에서도 대단지 아파트가 대거 쏟아진다.
대우건설은 5월 은평구 녹번1-3지구를 재개발해 1171가구(전용 59~114㎡)를 공급한다. 이 중 38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삼성물산은 영등포구 신길7구역과 11구역을 재개발해 10월께 각각 1521가구(전용 39~140㎡), 913가구(전용 39~114㎡)를 내놓을 계획이다. 11월에는 서대문구 북아현1-1구역에서 현대건설이 1226가구(전용 37~119㎡) 중 263가구를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지역 랜드마크급 아파트를 재건축한 알짜 분양 단지도 눈길을 끈다.
삼성물산은 다음달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대치 청실' 1608가구(전용 59~84㎡)를 분양한다.
11월에는 현대건설·삼성물산이 공동 시공하는 고덕 시영 재건축 3658가구(전용 59~192㎡)와 대림산업이 서초구 반포동에 짓는 한신e편한세상(옛 한신1차) 1487가구(전용 56~113㎡)가 한판 분양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