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장애인 고용, 여전히 돈으로 때운다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은행권이 장애인 의무고용 대신 여전히 벌금으로 때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나은행의 장애인 고용실적이 가장 저조했다.

28일 고용노동부의 ‘장애인 고용 저조기업 명단’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 말 현재 상시근로자 8780명중 장애인이 60명에 그쳤다. 이는 의무고용비율(2.5%)에 훨씬 못미친 0.68%로 은행권의 최하위이며, 전년 동기(0.71%)보다도 하락한 것이다.

다음으로 한국씨티은행 0.69%, 외환은행 0.75%, 우리은행 0.78%, 스탠다드차타드은행 1.01% 등이 뒤를 이었다. 모두 의무고용비율 보다 현저히 낮다.

2011년 6월 장애인 고용비율 0.54%를 기록, 은행권 최하위였던 신한은행은 이번 명단 발표 예고기간에 특별채용을 해 명단에서 빠졌다.

법정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으면 현행법상 1명당 월 59만원의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이 장애인 고용을 외면하는 이유는 맡길 수 있는 업무가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장애인 고용을 하기 싫다기보다 장애인이 은행업무를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은행권의 이같은 행태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싸늘하다. 은행들이 연말연시에 경쟁적으로 불우이웃 돕기 등 행사를 하고 있지만, 장애인 고용 등 실질적인 사회공헌은 빠졌다는 평가다.

고용부 관계자는 “은행들이 변명을 하기에 앞서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를 개발하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업은행은 이번 고용부 평가에서 장애인 고용노력 우수기업으로 뽑혔다. 기업은행 역시 불과 2년 전까지만해도 장애인 고용실적이 저조했다.

그러나 구분모집, 상시채용 확대 등을 통해 지난해 11월 현재 2.54%까지 끌어올렸다. 기업은행은 장애인근로자가 입사 후에도 직무 적응할 수 있도록 정기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애인근로자의 부서이동, 직무전환 등이 유연하게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