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부문에서도 여야의 주요 대선공약인 0~5세 무상보육·반값등록금 사업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예산이 증액됐지만 정작 기초의료복지 예산은 줄었다.
정치권이 대선후보의 공약과 지역구 의원들의 민원사업을 위해 안보, 성장동력 확보, 의료복지 예산 등을 줄였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방위력증강 예산 줄줄이 삭감=전체 국방예산안은 정부안 대비 3천287억원 감액됐다.
방위력 개선사업을 중심으로 방위사업청 예산이 많이 삭감됐다.
예산이 삭감된 대표적인 사업은 △차기 전투기(FX) 1천300억원 △K-2전차 597억원 △대형 공격헬기(AH-X) 500억원 △현무2차 성능개량 300억원 △해상작전헬기 200억원 △장거리 대잠어뢰 100억원 등이다.
특히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564억원)·상부구조 개편관련 C4I 성능개량(260억원)·신세기함 UAV 성능개량(61억원) 사업의 경우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증액 부분에서는 남수단파병비용으로 276억원이 새로 책정되고 여야의 공통 대
선공약인 사병 봉급인상분으로 249억원이 추가됐다. 광개토Ⅲ급 이지스구축함 건조사업 명목으로 10억원이 새로 책정됐다.
◇성장동력 확보..R&D 예산 ‘칼질’= 정부가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추진하는 각종 R&D예산도 주요 감액대상에 올랐다.
지식경제부 일반회계 예산에선 미래산업선도기술개발에서 100억원, 그린카 등 수송시스템산업 원천기술 개발에서 50억원, 나노융합2020에서 30억원이 각각 삭감됐다.
또한 해외자원개발 예산으로 편성된 유전개발사업 출자분에서 300억원, 해외자원개발(융자)에서 700억원이 각각 감액됐다.
기금예산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또는 전략산업, 원자력 융합원천기술개발 사업에서 총 230억원이 깎였다.
◇복지예산 대선·총선공약 예산만 늘고 의료복지 예산은 감액=복지예산도 무상보육과 반값등록금을 중심으로 대폭 증액됐지만 의료보험 부문에선 상당액이 삭감됐다.
영유아 보육료 지원으로 4천359억원, 가정양육수당 지원사업으로 2천538억원 등 0~5세 무상보육 예산이 6천897억원 증액됐다.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부담과 지방자치단체 몫을 포함하면 전체 무상보육 예산 증액분은 1조4천억원에 달한다.
반값등록금 예산은 5천250억원, 청년·장년·노인일자리 사업예산은 2천362억원 늘었다.
그러나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금은 3천194억원, 의료급여경상보조액은 2천824억원이 삭감됐다.
건강보험가입자 지원은 정부 예산으로 일반 건강보험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이고, 의료급여경상보조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의료비를 보조하는 예산이다.
전반적으로는 복지예산이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총선·대선 과정에서 주요 공약으로 제시되면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사업들만 선별적으로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구 SOC 민원예산 챙기기 여전=지역 인프라 구축에 쓰이는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3천710억원이나 증액됐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복지예산 탓에 안보예산과 R&D 예산이 상당부분 감액된 상황에서도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는 여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여야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인천 연수)의 지역구가 있는 인천에서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건립 지원에 615억원이 새로 편성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에 있는 국립대구과학관 운영비는 당초 46억9천400만원에서 12억원이 늘어났다.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가 있는 전남 목포의 경우 목포대 천일염연구센터 예산이 40억에서 10억원이 증액됐으며 목포대교 CCTV 설치에 10억원이 신설됐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