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난달 수출이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수출액마저 꺾이면서 낙관하기만은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지난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던 수출은 올해 들어 감소세로 반전했다. 지난해 19%였던 수출 증가율은 올해 1~9월 -1.6%로 추락했다. 수출이 감소하면서 경제 회복을 주도했던 제조업 생산이 위축되고 내수까지 부진을 겪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수출액은 지난달 63억69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0.3% 줄었다. 중국 수출이 두 자릿수로 감소한 것은 43개월 만에 처음으로 수출부진 여파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계경제 침체 속에서도 미국 및 유럽연합(EU)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의 혜택을 받는 우리 상품의 수출은 호조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관세청에 따르면 대미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 증가했다. 발효일인 올해 3월에서 9월까지 혜택 품목군 전체로는 13.9% 증가했다. FTA의 혜택을 받지 못한 품목이 1.5%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EU FTA도 유럽재정 위기로 유럽으로의 수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나 FTA 혜택을 받는 품목은 상승세를 보였다. 발효일인 지난해 7월1일부터 올해 8월 말 사이 수혜 품목의 수출이 14.2%나 늘었다. 반면 FTA 비혜택 품목은 2.4% 감소했다.
이런 FTA 효과에도 불구하고 향후 우리나라 대외 수출에 미국발 재정절벽(내년에 시작되는 재정지출 축소와 연말에 끝나는 소득세 감세로 인한 성장 둔화 우려) 충격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스럽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달 수출증가율 상승은 일시적일 수 있다면서도 올해 무역 1조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수출이 반등한 것은 긍정적이나, 수출이 대외여건에 크게 영향받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럽의 실업률과 중국의 제조업지수 등의 회복세가 더뎌 아직 대외여건이 나아졌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최낙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아직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유럽 무역이 부진을 겪고 있지만 여타 지역의 수출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 무역 1조 달러는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 연구위원은 “대내외 여건이 안좋긴 하지만 최근 주요 20개국(G20) 소속 국가들이 미국 재정절벽 가능성을 고려해 국가별 상황에 맞게 재정건전화 속도를 조절하는 등 세계 경제 회복을 지원키로 한 만큼 수출이 어느정도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