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처음으로 2%대까지 낮췄다. 내년 전망치도 3%대중반으로 하향조정했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 역시 재차 내렸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에도 2~3%대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IMF는 9일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보고서(WEO)’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달 발표한 연례협의 최종보고서에서 밝힌 3.0%보다 0.3%포인트 낮은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도 3.6%로 지난번 보고서에서 제시한 전망치(3.9%)보다 0.3%포인트 내렸다.
IMF의 한국경제 성장 전망치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각각 3.5%, 4.0%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지 약 6개월만에 각각 0.8%포인트와 0.4%포인트나 낮아졌다.
이와 함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2.2%와 2.7%로 예상했으며, 실업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3.3%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에 대해서는 “수출과 민간 투자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은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IMF는 이번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조정했다. 지난 7월 발표 때보다 0.2% 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내년 전망치도 3.6%로 0.3% 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IMF는 지난 7월에도 4월 때보다 성장률 전망치를 0.1% 포인트 낮춰잡았었다.
보고서는 “지난 1분기 세계 경제가 다소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2분기 들어 또다시 둔화 조짐을 보였다”면서 “특히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성장세가 주춤했다”고 지적했다.
IMF는 성장 둔화의 요인에 대해 유로존의 금융부문 불안 심화와 함께 아시아와 남미지역의 국내 수요 부진, 미국의 성장 둔화 등을 꼽았다.
IMF는 “지난 7월 때보다 세계경제가 더 악화하고 있다”며 “세계경제가 더 큰 위기를 겪을지 여부는 유럽과 미국의 정치인들이 당면한 단기 과제를 얼마나 선제적으로 수행하느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전망은 그들이 잘 수행할 것이라는 가정이 깔린 것인 만큼 기대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실망스런 전망이 한차례 더 나올 수 있다”며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