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가전양판 시장 장악'… 하이마트 '해외진출 날개'

2012-10-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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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쇼핑의 '하이마트 인수'를 승인함에 따라 인수 절차가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양사는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명을 롯데하이마트로 변경하고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등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인수하면 가전 양판 시장에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선다. 하이마트 역시 롯데라는 날개를 달고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앞서 롯데쇼핑은 유진그룹,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에이아이컨소시엄이 보유한 하이마트 지분 65.25%(1540만4032주)를 1조2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롯데쇼핑는 당분간 현재와 같이 독자적으로 하이마트를 운영할 방침이다. 한병희 영업부문 대표 역시 계속 대표직을 수행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하이마트는 현재와 같이 롯데마트와 독자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며 "갑자기 조직문화를 바꾸면 혼란이 일어날 우려가 있어 당분간은 현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신 롯데마트가 운영 중인 체험형 가전매장 디지털파크는 하이마트 측으로 넘길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9년 서울역점에 디지털파크 1호점을 선보인 이후 현재 12개까지 확대했다.

디지털파크의 경우, 노트북·디지털카메라·IT기기 등 디지털 가전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어, TV·냉장고 등 대형 가전을 주로 취급하는 하이마트와 제품 중복이 적은 반면 시너지는 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권에 따라 일부 하이마트 매장이 디지털파크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한편, 롯데쇼핑은 이번 하이마트 인수를 통해 단숨의 가전 양판시장을 장악하게 됐다.

하이마트는 전국 310여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하이마트 시장점유율을 35% 수준으로 기존 롯데쇼핑 점유율을 포함하면 40%가 넘어설 전망이다. 하이마트는 작년 매출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더불어 롯데홈쇼핑, 롯데닷컴 등 다른 유통 계열사들도 가전제품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하이마트의 바잉파워를 앞세워 제조업체와의 거래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가전 제품의 경우 제조사의 입김이 유통업체보다 더 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그동안 대형마트들은 제조사와의 가격 협상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해 왔다.

하지만 하이마트는 이번 결합승인으로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게 됐다.

하이마트는 이전부터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꾸준히 현지 진출을 검토해 왔다. 당초 올해 자카르타에 1호점을 출점할 계획이었지만, 경영권 문제가 발생하며 해외진출이 주춤한 상태다.

기존 롯데마트가 진출해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도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3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과 기업결합 승인 이후 하이마트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기 전부터 인도네시아 진출에 대해 중장기 계획을 세운 바 있어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롯데쇼핑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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