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해법 제시는 커녕 오히려 정수장학회 소송과정의 사실관계 파악에도 소홀한 모습을 보여 야권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야권은 22일 박 후보의 역사관을 문제 삼으며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대변인은 이날 국회 현안브리핑에서 “(정수장학회가) 강제헌납이 아니었다는 주장은 대선후보라기 보다 소송당사자의 태도를 연상케 했고, 정수장학회가 부산일보와 MBC 주식을 강탈한 뒤 더욱 발전했다는 박 후보의 해명은 마치 일본우익과 뉴라이트세력의 ‘식민지 근대화론’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 유민영 대변인도 “2012년 대통령 후보인데도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면서 “박 후보와 같은 인식으로는 새로운 미래, 소통하는 대한민국을 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전날 기자회견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상돈 정치쇄신특위 위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실망을 넘어 걱정”이라며 “국가재건최고회의 시절에 있었던 일은 지금 기준으로 볼 때는 법치주의에 맞지 않는 것으로, 헌정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시기인데 그 시절 조치를 두고 정당하다고 하게 되면 끝없는 논쟁을 야기하지 않나 라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박 후보의 ‘강압성’ 발언 번복과 관련해 “어떤 참모가 핵심 판결 내용을 잘못 알렸을까”라는 질문에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이라며 “당에는 황우여 대표나 이주영 특보단장,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 등 쟁쟁한 법률가 출신 당직자가 많은데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비박(비박근혜) 인사인 이재오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면서 “5·16쿠데타와 유신은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했다고 하면서 그때 강탈한 남의 재산은 합법이라고 한다면 (대통령) 자질을 의심받는다. 지금이라도 정수장학회는 말끔히 털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수장학회는 이번 주 중 긴급이사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서는 최필립 이사장이 사퇴불가를 고집할 경우, 박 후보와의 정치적 관계 등을 고려해 최소한 이사회 명칭 변경에 대한 논의라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