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 10명중 9명 "멀티플렉스 영화관 자사영화 밀어주기 심각"

2012-10-0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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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의원 "대기업 스크린 독점 방지 쿼터제 도입 추진하겠다"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CGV의 지원을 전폭 받은 ‘광해’ 개봉관은 689개로 ‘피에타’의 4.5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인 10명중 9명은 한국영화 대기업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자사영화 밀어주기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영화산업 공정성 인식도 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영화산업 각 분야 종사자 492명 중 86.6%가 스크린수/규모에 대해 멀티플렉스 극장이 자사계열 배급사의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에 대해 어느 정도 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불공정하다”(43.15) ▲불공정하다”(43.5%)라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에 참여한 영화종사자 중 배급분야(17명), 극장(상영)분야(4명)에서 위 질문에 응답한 100%가 ▲'불공정하다'고 답했으며, 연출분야(148명) 응답자는 91.2% 가 ▲불공정하다”고 답하는 등 실제 영화종사자 중에도 배급에 직접 연결된 일을 하는 관계자 일수록 스크린 수에 대한 차별을 실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개봉한 CJ엔터테인먼트의 <광해>, 롯데엔터테인먼트의 <간첩>은 작품성을 떠나 영화시장 독점기업들의 ‘파워’를 고스란히 보여준 사례로 꼽히고 있다.

개봉 20일만에 관객 600만 명을 돌파하면 가을 극장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광해>는 개봉일(9.13)부터 689개 상영관 확보해 사실상 흥행몰이를 일정부분 보장받고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10월 1일 기준 1000개가 넘는 상영관을 확보해 26.1%의 스크린을 점유하고 있다.

<간첩>은 개봉일(9.20) 533개의 상영관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출발을 할 수 있었다. 영화 작품성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CGV’, ‘롯데시네마’라는 든든한 아군 멀티플렉스의 지원이 절대적이었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으로 화제가 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배급사 NEW)가 개봉일 153개의 상영관을 확보한 것이 비하면, 두 영화에 대한 멀티플렉스의 전폭적인 지원은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또한 두 영화는 모두 개봉일을 일주일씩 앞당겨(‘광해’ 9.19→9.13, ‘간첩’ 9월말→9.20) 대작을 피해 개봉일을 잡아 ‘소규모 영화’들은 어쩔 수 없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전병헌 의원은 “대형 멀티플렉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전체 스크린의 86.7%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이 자사 배급사 영화 밀어주기를 하면 어렵게 만들어진 소규모의 영화들은 관객과 만날 기회마저 박탈되는 것이 현재 한국영화 시장의 씁쓸한 현실"이라며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상영관을 구하지 못해 영화팬들은 보고 싶어도 못보는 상황까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영화시장에서 대기업들의 스크린 독점을 방지하고 작은 예술영화, 독립영화들이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일정비율 의무적으로 상영할 수 있도록하는 쿼터제 도입 추진과 더불어 독립, 예술 영화를 상영할 때에는 영화진흥위원회 등을 통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방안을 정책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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