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니클로스(왼쪽)가 경기 후 아버지 잭, 어머니 바바라와 얘기하고 있다. [USGA 홈페이지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어느 기업가는 “골프와 자식은 맘대로 안된다”고 했다. 하물며 ‘아들의 골프’는 어떨까. ‘20세기 최고의 골퍼’ 잭 니클로스조차도 어쩔 수 없겠다.
미국 콜로라도주 체리힐스CC에서 이번주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다. 관례에 따라 현지시간으로 13, 14일에 36홀 스트로크플레이를 펼쳐 64명을 추린다. 64강이 가려지면 그때부턴 시드에 따라 매치플레이로 겨뤄 19일 최종 챔피언을 가린다.
니클로스의 아들은 게리 니클로스(43)는 36홀합계 4오버파 145타의 공동 82위로 64강에 들지 못하고 탈락했다. 니클로스는 아내 바바라와 함께 현장으로 가 아들을 응원했으나 소용없었다. 니클로스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경기 후 아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내년에 또 오면 되지 않느냐”는 위로 뿐이었다.
게리는 1991년 프로가 됐다. 그러나 8년연속 투어카드를 따지 못하다가 2000년 아홉 번째 도전끝에 투어카드를 받았다. 그 해 벨사우스클래식에서 우승기회도 있었으나 연장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 뒤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3년 이후에는 아버지의 비즈니스를 돕는데 더 집중했다. 급기야 2007년엔 다시 아마추어로 ‘신분 전환’을 했고 그 연장선에서 이번 대회에 나오게 된 것.
커트라인에서 2타를 더 친 것은 어찌보면 잘 한 것일 수도 있다. 일본 아마추어골프의 ‘기대주’로 마스터스에 두 번 나가 모두 커트를 통과한 마쓰야마 히데키도 4오버파 145타로 공동 82위를 차지했으니 말이다. 마쓰야마는 세계 아마추어골프 랭킹 2위다. 랭킹 3위 조던 스피스(미국)는 64강전에서 탈락했다. 올해 US오픈에 역대 최연소로 출전했던 중국계 앤디 장(14)은 시드전에서 합계 19오버파 160타를 쳐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런가 하면 미국 조지아주에 사는 더글러스 한젤(55· 미국)은 시드전에서 합계 이븐파 141타(공동 25위)를 기록, 올해 최고령으로 64강에 합류했다. 본선 첫 판에서 승리, 32강에 오른 그는 “나에게 매 라운드는 보너스다”라며 부담없는 마음을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