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반면 서민금융기관인 제2금융권은 여전히 고금리 정책을 유지,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과 불합리한 가산금리 산정방식 등으로 금융권이 대국민적 비난을 받으면서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하지만 제2금융권인 상호저축은행, 캐피탈 등 서민금융기관의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이다. 이에 따라 서민들은 여전히 고금리의 덫에서 헤어 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최근 CD금리 담합과 지점장 전결금리의 불합리한 산정기준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고금리로 지적받던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제2금융권의 금리는 여전히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현재 저축은행 대출 금리는 연 15.73%로 오히려 전달보다 0.53%포인트 올랐다. 2010년 6월말 대비로는 3.53%포인트나 상승했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지주의 방침에 따라 금리를 소폭 인하할 방침이지만, 그외 일반 저축은행들은 아직까지 금리 인하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가 꾸준히 상승한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실제 대출금리가 오른 것은 아니다”라며 “전체 대출 총액이 줄어든 데다 저금리인 기업대출 비중이 늘고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가계대출 비중이 늘면서 표면적 수치가 높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피탈사도 고금리가 유지되기는 마찬가지다. 캐피탈사의 올해 7월말 기준 평균 대출금리는 연 24.9%다. 하지만 실제 캐피탈 이용자의 60~70%는 여전히 평균치를 웃도는 연 25~30%의 고금리를 적용받는다.
BS캐피탈은 연 25~30%의 금리를 적용받는 대출자가 전체의 83.1%에 달한다. 한국씨티그룹캐피탈(70.3%), 하나캐피탈(69.4%), 롯데캐피탈(66.2%) 등도 대출을 이용하는 고객 대부분이 연 25% 이상의 고금리를 물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 구조조정 풍선효과로 비슷한 신용도의 고객군이 캐피탈사로 몰리면서 고금리의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할부금융업을 하는 18개 캐피탈사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8162억원으로, 2010년(6527억원) 대비 25%나 늘었다.
하지만 캐피탈사 역시 은행들의 금리 인하 추세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 요건이나 리스크 측면을 봤을 때 캐피탈사들은 금리 인하여력이 많지 않다”며 “현재 업계에서 은행들의 흐름에 따라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