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거래일보다 200원(0.92%) 내린 2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7일부터 3거래일째 상승랠리도 이날 마감됐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오전과 오후 대조를 이뤘다. 대만 한 언론매체가 일본 엘피다가 D램을 30% 감산할 것이란 보도가 시장에 전해지며 오전에는 1% 이상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날 대만 한 언론은 엘피다가 히로시마 팹에서 D램을 12인치 기준 월 12만장에서 8만장으로 30% 감산하고, 엘피다의 자회사인 대만 렉스칩 역시 12인치 기준 월 8만장에서 5만장으로 30% 감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D램 공급은 약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엘피다의 D램 감산 소식은 분명 시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일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일본 엘피다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감산하는 D램 업체가 된다”며 “D램 가격 하락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돼 SK하이닉스의 수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언론 보도와 국내 증권사 시장 예상치와 엇갈리며 투자심리가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보였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엘피다의 가동률은 이미 낮고 추가적인 생산량 축소는 미미할 것”이라며 “감산 규모 역시 언론에서 밝힌 글로벌 수요 10% 감소가 아니라 2% 이하로 판단되고 영향 역시 4분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득’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지난 2월말 엘피다가 파산보호신청을 한 이후 공급이 줄어들고 있고, D램 가격은 엘피다 입지가 약해질수록 더 오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게 시장 판단이다.
엘피다 영향 축소되면서 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앞서 마이크론사가 엘피다 인수를 확정짓기 시작할 때부터 시장에 나왔다. 앞서 SK증권은 마이크론이 엘피다를 인수할 경우 두 기업의 공정 호환성을 위해 공장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예상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시장점유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번 엘피다 감산 효과에 대한 기대치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하반기 역시 진행 중인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오영보 한맥투자증권 연구원은 “엘피다의 감산 소식은 SK하이닉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현재 업황이 회복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에서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그동안 마이크론으로 엘피다가 인수되면서 감산 기대가 많았는데 오히려 풀가동에 나선다는 기사가 있는 등 시장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게 사실”고 귀띔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