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인들을 대상, ‘한식을 아느냐’는 질문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41%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2009년 조사 시 응답자의 9% 만이 한식을 알고 있다고 대답한 것에 비해 최근 2년 사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한식세계화의 경우 홍보만 있을 뿐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태국 ‘타이셀렉트’로 자국 음식 세계화 성공
태국은 일본과 함께 아시아의 대표적인 식품 수출국가로 자리매김했다. 그 중심에는 해외 태국 레스토랑 인증제인 ‘타이 셀렉트’가 있었다.
타이 셀렉트는 2004년 태국 정부가 자국 요리를 세계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시작한 ‘태국 요리 세계화 프로젝트(Kitchen of the World)’의 일환으로 해외에서 운영되는 태국 레스토랑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2006년 도입됐다.
타이 셀렉트를 인증 받기 위해서는 태국 정부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반드시 태국에서 식자재, 조리기구, 인테리어 소품을 수입해야 하며 경험이 풍부한 일류 태국 요리사 또는 1년 이상 태국 음식을 배운 보조 주방장을 고용해야 한다. 또 태국 정부가 주재하는 마케팅이나 홍보 활동에도 반드시 참가해야 비로소 타이 셀렉트를 인증 받을 수 있다.
이를 인증 받은 뒤에도 이와 같은 규정에 위반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태국 정부는 가차없이 타이 셀렉트 인증을 즉시 취소하는 등 자국 음식 관리와 관련해 강력한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에 힘입어 태국 음식은 해외에서 안전하고 맛있는 먹거리로 인식되며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음식과 함께 세계 4대 에스닉 푸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
타이 셀렉트 인증을 전담하는 태국 상무국의 수이판 티시몬달 수출진흥국 부국장은 “세계 각국의 현지인들이 개점한 태국 음식점이 잘못 운영될 경우 태국 음식 전체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태국 식당뿐만 아니라 태국산 식자재에도 타이 셀렉트 인증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식 세계화 위해 인프라 확충 시급
한식은 보다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 10개국에 타이 음식점 ‘블루 엘리펀트’ 운영하고 있는 루어 소마니 스테페 대표는 “한국음식을 좋아해 자주 찾는 편이지만 식당 종업원에게 한국 음식을 물어보면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경우가 드물다”며 “한식당의 서비스 수준 강화 및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해외 대부분의 한식당은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소규모로 형성돼있다. 외식산업의 경영전문성과 자금 여력이 부족한 것이 그 이유다. 때문에 서비스나 음식의 질 향상보다는 싼 가격과 양으로 승부해야 하는 것이 해외서 운영되는 한식당의 현실이다.
태국 현지에 국산 농수산식품을 납품하고 있는 김부원 프로타이 대표는 “이 같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의 유명프랜차이즈 식당이나 대기업, 공사 등의 직접투자 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한식의 맛과 재료의 메뉴얼화 및 서비스 향상을 일궈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강한 한류 문화 바람에 편승해 한국의 식문화가 세계에 정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한식당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현재 추진 중에 있다. 태국의 타이 셀렉트를 본따 ‘한식당 추천제’를 도입, 일정 심사 기준을 통과하면 ‘한식 추천 식당’ 인증을 부여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태국 음식 세계화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좋은 예”라면서 “향후 다양한 제도 및 정부지원을 통해 한식이 세계 5대 음식으로 진입하는 기염을 토해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