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남은 마지막 단관극장인 서대문아트홀(옛 화양극장)이 11일 낮 1시 영화 `자전거 도둑` 상영을 끝으로 4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이곳에서의 마지막 영화 관람을 위해 옛 추억에 젖어든 관객이 극장 벽에 마련된 여배우 포스터를 핸드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
서대문아트홀(옛 화양극장)을 운영한 추억을 파는 극장㈜의 김은주 대표가 서울에 남아있는 마지막 단관극장인 서대문아트홀을 11일 '자전거 도둑' 상영을 끝으로 문을 닫으며 이같이 토로했다.
서대문아트홀은 1964년 화양극장으로 개관한 600석 규모의 시설로, 영화상영과 공연을 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단일관이다.
애초 멀티플렉스에 밀려 경영난에 시달리던 서대문아트홀은 지난 2010년부터 노인 전용극장인 '청춘극장'으로 변신을 꾀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50년간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꿋꿋하게 견뎌냈던 서대문아트홀이었지만 결국 감당할 수 없는 큰 장벽에 부딪혔다.
지난해 서울시가 이 자리에 관광호텔을 짓도록 허용하는 사업시행인가를 내자 개발업체 쪽에서 올해 초부터 극장 자리를 비워달라며 서대문아트홀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은 1심 판결에서 소를 각하했고 이에 따라 김 대표는 더 이상 극장을 운영할 수 없게 됐다.
서대문아트홀 자리에는 대형 호텔이 건립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작년 7월 말만 해도 건물주로부터 극장을 리모델링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두달 만인 그해 9월 갑자기 건물을 재개발하게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김 대표는 서대문아트홀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삭발식을 거행했고 보는 이들의 눈시울은 한없이 붉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