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박근혜, 당 운영보면 능력 많이 부족”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여권 내 ‘선거 전략가’로 꼽히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3일, 새누리당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공개 특강에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권력의 사유화를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며 이를 위한 `공공성‘을 강조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은) 선공후사, 절제된 언행을 보면 자질에 있어서는 공공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그러나 당 운영 방식 등을 보면 공공성에 대한 의식, 능력이 많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박 전 위원장의 말을 보면 ‘내가 말하면 끝’이라는 것을 느낀다”면서 폐쇄적인 의사결정구조, 고독한 결단을 하는 것과 같은 모양새 등을 ‘민주적이지 않은 면모’라고 꼬집었다.

또한 “역대 대통령들이 끊임없이 국회를 지배하려 했다”면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다른 조건으로 대통령과 여야의 소통을 짚으면서 박 전 위원장의 ‘불통 이미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윤 전 장관은 “최근 ‘박 전 위원장이 독선과 불통정치를 한다’는 말이 있다”며 “한 인터넷 언론의 정치부 기자 상대 조사에서 대통령이 돼선 안 될 후보 1위로 박 전 위원장이 꼽혔다면 이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이 당선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쪽에서는 국가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임기가 7개월 남았지만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혹평했다.

윤 전 장관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관련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대세”라며 “경제 권력이 정치·국가권력을 압도하고 국가가 재벌의 이익에 봉사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데 이는 국가의 공공성을 침해하는 일이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역대 정권이 예외 없이 대기업 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활용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여기에는 대기업의 이익이 녹아있는 것으로, 이것은 절대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올 대선 전망에 대해 “야당 후보 중 어느 분이 돼도 독자적 힘으로 박 전 위원장을 꺾기 힘들 것”이라며 “다만 안철수 원장이 위력적인 지지로 결합해 야당이 새 흐름을 만들면 상당히 어렵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내다봤다. 윤 전 장관은 한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멘토’로도 불린 바 있다.

한편 이날 모임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를 비롯해 50여명의 의원이 참석해 경제민주화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을 실감케 했다.

황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제헌 헌법부터 지금까지 객관적 규범으로 경제민주화라는 개념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면서 “경제민주화가 어떻게 유익하게 전개되고 이 시대에 맞게 적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